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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에서 발견된 암석(사진)이 운석으로 판명난 가운데 외지 탐사객이 운석 추정 암석을 찾아내 ‘운석 찾기’ 열풍이 더욱 과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제 운석사냥꾼이 등장한 가운데 아스팔트 조각을 가져와 전문가에게 운석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해프닝까지 벌어지고 있다.

17일 진주시 미천면사무소에 따르면 두 번째 운석이 발견된 미천면 중촌마을은 16일 운석을 찾으려는 외지인들의 발길이 잇따랐다. 도로가에는 평소 차량이 없었으나 30여 대가 주차돼 산으로 들로 운석을 찾아 나섰다.

이날 부산에서 온 탐사객이 낮 12시 30분쯤 미천면 오방리의 밭에서 운석으로 보이는 암석을 찾았다. 이곳은 두 번째 운석이 발견된 지점에서 직선거리로 3㎞ 정도 떨어진 곳이다.

암석을 확인한 진주교육대 부설 한국지질유산연구소장인 김경수 교수는 “이 암석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운석과 같은 범위에 떨어졌고 표본이 검은색 코팅 형상인 데다 크기보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특성으로 미뤄 운석일 확률이 90% 이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국제 운석사냥꾼으로 보이는 외국인도 이날 운석 발견 현장을 방문해 마을주민들에게 정황을 묻고 다녔다. 그의 명함에는 ‘운석사냥꾼(Meteorite Hunter)’ ‘사고 팔고 교환(Buy, Sell, Trade)’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 외국인이 운석을 발견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이처럼 운석 찾기 열풍이 불면서 한국지질유산연구소에는 하루 3∼4통씩 운석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한 주민은 아스팔트 조각을 가져와 운석인지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운석과 함께 파편도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지만 운석 찾기 소동을 벌이는 것은 우려된다”며 “우리나라는 산지가 많아 운석을 찾기에 어려운 지형이어서 산속까지 찾아다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운석을 재물적 가치로만 보는 것도 옳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는 지난 10일과 11일 진주에서 발견된 암석을 조사한 결과, 두 암석 모두 지구상에 떨어지는 운석 가운데 85%인 ‘오디너리 콘드라이트(ordinary chondrite)’로 분류되는 운석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국제 운석 시장에서는 같은 종류의 운석이 싸게는 g당 2달러에서 보통 5달러 수준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격을 적용하면, 진주 운석 중 큰 것이 9.4㎏이므로 우리 돈으로 따진다면 2000만 원에서 5000만 원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극지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항간에 알려진 것처럼 10㎏ 운석이 10억 원 선에 달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진주 운석에 대해 문화재로 접근, 보호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17일 “현행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문화재는 유·무형문화재와 기념물, 민속문화재 등 네 종류로 나뉜다”며 “이번 운석은 지질 혹은 광물로서 역사·경관·학술적 가치가 크기 때문에 기념물 세부 항목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진주 = 박영수, 박동미 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