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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참고 산다면 참 선한 분이라고 느껴졌다. 참고 산다는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스스로 통제하며 불만족스러운 삶을 살면서도 견디고 있다는 말이다. 속상한 일을 겪거나 힘든 일이 생기면 ‘참고 살라’는 말을 참 많이 했었고 많이 듣고 살아왔다. 그런데 요즘 저녁 시간에 음식을 참으면서 참고 산다는 말이 참 어려운 말이구나를 새삼 느끼고 있다.

마흔 이전에는 날씬하다 못해 마른 몸매를 유지하고 있었다. 내 멋진 몸매를 부드러운 곡선으로 만든 직업병이 있다. 강의를 할 때 내 안에 있는 에너지를 끌어 올려 집중해 강의를 하고 나면 마치 연극이 끝난 뒤 빈무대를 보는 듯한 허탈감이 생긴다. 그런 날이면 집으로 돌아와 밤참을 저녁식사를 하듯 먹었다. 그런데 마흔이 되면서 저녁 시간에 아무리 많이 먹어도 변함없었던 몸무게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아차 싶어 그때부터 조심했지만 한 번 늘어난 몸무게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홀쭉했던 30대의 각진 얼굴을 마흔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제는 건강이 염려가 된다. 나빠지기 전에 챙겨야할 것이 건강이다. 한 번 무너지고 나면 다시 회복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완전한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수고를 겪어야 한다. 경계선에 걸쳐있는 건강을 안정선으로 들어서도록 노력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저녁식사를 줄이는 것이다. 하루 세 끼 식사 중에 가장 많은 양의 음식을 섭취하는 시간이 저녁식사시간이었다. 그래서 저녁식사를 줄이면 될 것 같아 저녁이면 절제모드로 전환한다.

그런데 문제는 저녁 식사를 대충 줄여서 먹는 동안 먹고 싶은 음식이 생겨났다. 묵은김치와 함께 삼겹살을 구워 먹고 싶었다. 고기를 실컷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차에 며칠 전 저녁에 한 모임에서 삼겹살을 실컷 먹었다. 이전 같았으면 아무런 이상이 없었을 텐데 그날 저녁 집에 서 매실발효액을 먹어야 할 정도로 속이 불편했다. 안 먹던 고기를 저녁에 실컷 먹었기 때문이었다. 나도 모르게 내 몸에서 불편해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중년에 스스로를 통제하며 절제하는 생활이 얼마나 어려운지 몸소 겪고 있다.

젊은 날 인생을 사는 방식이 지금과 달랐듯이 몸도 젊은 시절 관리하듯 관리하면 안된다. 이제는 새로운 건강관리 방식을 몸에 익혀야 할 것 같다. 마음껏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먹고 마셨던 것들을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기로 했다. 노년기를 바라보며 중년의 건강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마흔 이후 30년을 힘차게 살아가고, 일흔 이후 30년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생활습관을 새롭게 하고 건강한 몸을 관리하기 위해 운동하는 것을 익숙하게 만들어가야 한다. 그동안 일을 위해 시간을 관리해왔던 습관을 건강한 몸을 위한 시간관리로 전환해야 한다. 이제는 건강한 시간을 늘려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중년기 무너진 건강은 미래의 꿈들을 의미 없게 만들 수 있다. 몸이 나이 들면 아무리 생각을 젊게 하여도 노인의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몸이 건강해야 마음과 생각을 생활 속에 옮겨놓을 수 있다.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있다면 나의 미래와 꿈의 크기만큼 건강도 챙겨보자. 꿈을 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꿈을 이루고 살 수 있는 건강이 준비되어야 한다. 건강한 사람에게만 꿈은 의미 있다. 돈은 없으면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건강은 빌려올 곳이 없다. 건강한 몸은 밝은 미소로 하루를 열어갈 수 있게 만들어 주고, 누군가에게 나의 삶을 의미 있게 나눠줄 수 있는 행복한 인생을 살게 만들어 준다. 하루를 즐겁게 사는 축복은 건강한 사람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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