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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6일)을 사흘 앞둔 3일 주금산행에서는 고로쇠수액 채취(사진)가 한창이었다. 주금산의 고로쇠나무가 겨울과 봄이 교차하고 있음을 대변해준 것. 고로쇠수액은 개구리와 함께 봄 기운을 전하는 ‘대표 전령사’다. 고로쇠수액은 단풍나무의 일종인 고로쇠나무에 작은 구멍을 내고 관을 통해 채취하는데 이즈음에 나오는 게 최고의 물맛을 낸다고 한다.

주금산(813m)을 비롯해 축령산(879m), 서리산(832m), 천마산(812m), 철마산(786m) 등 해발 700m 이상의 산으로 둘러싸인 경기 남양주시는 경칩과 춘분(21일) 사이인 2월부터 3월 중순까지 일대 고로쇠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한다. 단 시의 허가를 받은 작목반만이 채취할 수 있다.

그러나 올해는 작황과 판매가 그리 신통치 않은 모습이다. 산행 후 고로쇠마을에서 만난 이종숙(65) 수동면 내방2리 이장은 “주금산 일대의 고로쇠는 밤에는 영하 4∼5도, 낮에는 영상 4∼5도의 일교차를 보일 때 수액도 풍부한데, 올겨울에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고 답했다. 또 판매가 예전 같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2000년대 들어 중부지방의 고로쇠수액 채취가 우후죽순으로 이뤄지면서 예견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고로쇠수액은 신라 말 고승 도선국사가 백운사에서 가부좌를 튼 채 도를 닦고 득도를 한 후 일어서려는데 무릎이 펴지질 않아 나무를 잡고 일어서다 부러진 나무에서 떨어지는 수액을 받아 먹고 무릎을 폈다는 데서 유래됐다. 이후 ‘뼈에 이로운 물’이라는 뜻의 골리수(骨利樹)에서 유래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지리산의 것이 대표적이었으나 1996년 주금산, 축령산, 서리산 등 남양주시 일대 산의 고로쇠수액 효능이 알려지면서 이곳 주민들의 주 소득원이 됐다. 주금산 일대에서 고로쇠수액을 채취한 지 올해로 19년째라는 이 이장은 “2009년쯤 우리 고장의 고로쇠와 지리산의 것을 성분 비교했는데, 이 일대의 고로쇠수액 성분이 무기질과 당분 등에서 높게 나온 대한민국 최고 명품 고로쇠”라면서 “특히 경칩에 마시는 고로쇠수액이 최고라고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로쇠수액은 칼슘과 마그네슘, 자당 등의 성분이 있어 신경통, 관절염, 위장병,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양주 = 박광재 기자 kj5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