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로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8일 오전 1시(한국시간) 2014 소치동계패럴림픽이 개막한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소치패럴림픽 축하사절단 파견을 줄줄이 취소하면서 대회 성공에는 이미 먹구름이 끼었고, 우크라이나 선수단은 개막식 전에 철수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소치패럴림픽에서 고위층 초대손님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며 화합의 축제가 돼야 할 대회 개막식이 외국 정상들의 축하조차 받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이 먼저 자국 장관들의 참가를 금지하자 미국도 대통령 특사단 파견을 취소했다. 네덜란드와 캐나다, 폴란드, 핀란드, 오스트리아, 체코 등도 개막식에 사절단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소치에 도착해 있는 선수단 31명의 철수를 검토중이다. 우크라이나 선수단 측은 “러시아가 크림 반도에 대한 군사 개입을 중단하지 않으면 패럴림픽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 따르면 이들은 개막식 전까지 대회 보이콧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크레이그 스펜스 IPC 미디어국장은 “우크라이나가 어떤 결단을 내리더라도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선수들은 정치에 휘말리지 않고 출전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소치패럴림픽에는 45개국에서 선수 547명 등 1100여 명이 참가한다.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스키, 바이애슬론, 휠체어컬링, 아이스슬레지하키 등 5개 정식 종목에 시범종목으로 스노보드 경기가 치러진다. 한국은 정식 종목 중 바이애슬론을 제외한 4개 종목에 역대 최대 규모인 선수 27명, 임원 30명 등 선수단 57명을 파견했다. 한국 선수단은 개막식에 28번째로 입장하며, 아이스슬레지하키 대표 정승환(28·강원도청)이 기수를 맡았다. 개막식 슬로건은 편견과 불통을 극복하자는 뜻으로 ‘얼음을 깨자’로 정해졌으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이미 빛이 바랬다.

한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휠체어컬링팀이 패럴림픽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휠체어컬링팀은 2010 밴쿠버동계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동계패럴림픽 때 알파인스키 남자부 좌식스키 대회전에서 한상민이 은메달을 딴 데 이어 한국 선수단의 역대 두 번째 메달이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