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월세 세입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내용의 주택임대차 선진화방안을 내놓은 지 일주일 만에 보완대책을 내놓으면서 서민과 영세 임대사업자들을 큰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대책이 박근혜정부 경제정책 핵심인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첫 후속작품이었다는 점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졸속’으로 만들어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정부는 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주택임대차 선진화 방안 보완대책’을 확정했다. 보완대책에는 2주택 이하 보유자이면서 연 임대소득이 2000만 원 이하인 영세 임대사업자에 대해서는 향후 2년간 비과세한 뒤 2016년부터 분리과세로 전환키로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당초 분리과세키로 한 2주택 보유, 임대소득 연 2000만 원 이하 소규모 임대사업자는 2년간 비과세한 후 2016년부터 분리과세로 전환하는 완충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 부총리는 “특히, 은퇴자 등 소액 임대사업자의 경우 분리과세로 전환된 이후에도 현행 제도에서보다 세부담이 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향후 2년간 비과세되는 점을 감안해 과거분 소득에 대해서도 세정상 최대한 배려를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임대사업자에게 14%의 세금을 매기겠다는 정부 대책이 나오면서 영세 임대사업자들이 크게 반발하는 등 혼란을 겪은 바 있다. 현재 연소득 1200만 원(과세표준 기준)이 안되면 6%의 세율을 적용받고 있는데, 임대수입에 대해 14%의 단일세율을 적용키로 하면서 영세 임대사업자들은 오히려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영세 임대사업자들 대부분은 고령의 은퇴자들이어서 결과적으로 임대수입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은퇴자들의 세부담을 늘린 셈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부는 또 임대업에 필요한 경비도 공제해 주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국토교통부가 매년 국세청에 확정일자 등 임대차 정보를 제공해 과세자료로 활용키로 한 방안도 재검토키로 했다.

주택업계 관계자는“졸속으로 만들어진 정책이라는 것이 대책 발표 일주일 만에 드러난 셈”이라고 지적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