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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 로마인의 성과 사랑(알베르토 안젤라 지음 / 김효정 옮김 / 까치)= 로마인 아내는 의무적으로 날마다 남편의 입에 키스해야 했다. 남편에게는 법적으로 키스할 권리(ius osculi)가 있었다. 아내는 남편뿐 아니라 처음 만나는 6촌 이내 친척에게도 입에 키스해야 했다. 이유는 술을 마셨는지 검사받기 위해서였다. 당시 여자는 포도주를 마실 수 없었고 물로 희석하지 않은 포도주를 마시면 남편이 아내를 죽여도 괜찮았다. 책에 나오는 에피소드다.

당시 사회가 포도주에 민감했던 이유는 간통을 통제하기 위함이었다는 것. 책은 숱하게 쏟아지는 로마 관련 서적 가운데 당시 이뤄진 사랑에 초점을 맞춰 호기심을 풀어 준다. 저자에 따르면 로마인은 결혼을 사랑의 결실이 아니라 사회적 의미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남성들은 결혼을 최대한 늦추려 했다. 결혼 전에 쾌락과 사랑을 만끽하려는 의도였다. 늘씬한 여성보다는 다산성을 상징하는 풍만한 여성을 좋아했던 로마 남성들의 취향, 키 큰 남성보다는 비율을 중시한 로마 여성, 팔다리의 털을 좋아하지 않는 여성들 때문에 열심히 면도한 로마 남성들, 로마인들의 피임 등 로마인의 성과 사랑을 다각도에서 총체적으로 다룬 책이다.

★ 리더를 위한 로마인 이야기(시오노 나나미 지음 / 한성례 편역 / 혼미디어)= 방대한 로마사를 쉽게 전달했다는 호평부터 권력지향적인 문체 등 역사의식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는 시오노 나나미. 평가는 여러 가지지만 날 세운 그의 펜을 통해 로마인들의 메시지가 더욱 깊은 울림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책은 현대의 리더들이 로마가 저지른 일의 발단과 결과를 잘 살필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수레바퀴처럼 반복되는 ‘역사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다. 각 장마다 역사적 사례를 나열한 후 ‘리더에게’ 전하는 특별한 메시지를 덧붙였다.

★ 혼신의 힘(최석영 지음 / 인물과사상사)= 등장인물들은 각각 현대 일본을 만든 ‘거인’, 기존 일본 사회의 시스템에 도전한 ‘반항아’, 파란만장한 삶을 산 일본 속의 ‘한국인’ 등이다. 한국이 낳고 일본이 키운 프로레슬링 선수 김일, 일본의 전설적인 무도가가 된 가라테의 고수 최영의(최배달),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는 현대 건축의 거장 안도 다다오, 한때 피카소를 비롯한 세계 예술계의 거장들에게 찬사를 받은 요리와 도자의 달인 기타오지 로산진, 일본 야구계의 이단아이자 천재 타자였던 오치아이 히로미쓰 등 총 16명의 비사가 베일을 벗는다.

★ 친애하는 빅브라더(지그문트 바우만·데이비드 라이언 지음, 한길석 옮김 / 오월의봄)= 감시사회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고찰하는 책이다. 사회학 분야 세계적 석학인 지그문크 바우만과 감시사회 전문가 데이비드 라이언 캐나다 퀸스대 교수의 대담을 실었다. 바우만은 감시는 ‘빅브라더’로 상징되는 감시권력에 의해 이뤄지지만, 결국 현대인들의 ‘자발적 복종’이 이를 유지시킨다고 주장한다.

결국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다수가 소수를 주시하는’ 시놉티콘이 가능해지고, 국가와 기업은 국민이 제공한 개인정보를 통해 필요한 사람들을 선별한다. 감시사회를 용인하는 현대인들의 도덕적 무감각에 근본적인 물음을 제시하고 대안을 모색한다.

★ 생각을 경영하라(민재형 지음 / 청림출판)= 의사결정 분야 권위자인 민재형 서강대 교수가 인간의 직관적 판단 행태와 의사결정의 심리를 흥미롭게 파헤쳤다.

저자는 타성과 관행에 젖은 고질적 습성이 판단착오를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강조하면서 ‘판단은 습관’이라는 지론을 펼친다. 우리는 편하기 때문에 늘 해오던 방식대로 판단하는데 그러한 익숙함이 함정에 빠뜨린다는 것이다.

저자는 아직도 많은 조직에서는 몇몇 사람의 제한된 경험과 직관에 의지해 공적인 선택을 사적인 선택처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한다. 개인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한 의사결정은 신속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많은 사람을 판단의 덫에 걸려들게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