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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이 최근 미사일방어(MD) 통합 시스템 시뮬레이션을 완료했다는 사실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과거사 도발에 따른 미·일 간 외교적 균열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의 군사·안보관계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의 잇단 과거사 도발과 관련해 미국이 일본에 보내는 외교적 시그널이 ‘전술적’인 측면이라면, 양국 간 MD시스템 통합문제는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rebalancing) 정책이라는 보다 큰 ‘전략적’ 측면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에 미국과 일본의 미사일 방어 통합 시스템 시뮬레이션 완료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오는 2015년 미·일 MD의 완전한 통합을 앞두고 마지막 시스템을 점검해 보는 차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일 양국이 정보, 발사, 지휘통제 등 MD를 구성하는 3가지 체계의 완전한 통합을 위한 사전준비를 차곡차곡 진행해온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미·일 MD체계의 기본 구상은 중국의 ‘A2/AD’라 불리는 ‘반접근(Anti-Access) 및 지역거부(Area-Denial) 전략’에 맞서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

중국도 내심 미국은 물론, 집단적 자위권을 추구하는 일본의 군사 협력이 중국을 포위하는 노림수가 있다고 보고 이 같은 전략으로 대응해 왔다. 미국으로서는 천문학적인 액수가 소요되는 MD체계 구축에서 비용부담을 덜겠다는 의도도 숨어 있다.

공군대 총장 출신의 정철호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24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과 일본은 정보체계, 발사체계, 지휘통제로 이뤄진 MD시스템을 오는 2015년까지 완전 통합하는 목표를 앞두고 이번에 마지막 점검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양국 MD시스템이 통합되면 MD 측면에서 볼 때 일본이 미국의 51번째 주로 역할을 하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일본은 미국에 장거리 감시 레이더와 SM-3미사일 등 발사체는 물론 ‘두뇌’에 해당하는 지휘통제 시스템 등 MD를 구성하는 3가지 체계에 대한 완전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미·일 간 MD체제만으로는 중국과 북한의 견제가 미흡하다고 판단해 한·미·일 3국 간 ‘협력적 미사일방어 체제’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은 한발 더 나아가 한국과 일본이 미사일 정보를 직접 공유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것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중국과 국내 일각의 반대에 부딪혀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미 의회조사국은 ‘아·태지역에서의 탄도미사일방어’ 보고서에서 “탐지에서 격추까지 수분 사이에 진행되는 작업 특성상 (한·일 간) 지휘통제자동화(C4I)체계의 시스템 연동이 필수적”이라며 “한·일 사이에는 협력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없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방승배·정철순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