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조사 결과 리조트 측의 관리부실이 확인될 경우 리조트 책임자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하는 등 관련자 전원을 사법처리키로 했다.

19일 경북 경주경찰서에 차려진 사고 수사본부에 따르면 경찰은 리조트 측으로부터 “체육관 지붕이 무너지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으며 지붕의 눈을 치우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수사본부는 이날 체육관 운영자인 마우나오션리조트㈜ 총지배인 등 직원 10여 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시설물 관리, 안전관리, 건축관련법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진술을 얻었다고 밝혔다. 수사본부에 따르면 마우나오션개발측은 지난 9일 이후 1주일 동안 60㎝의 폭설이 내릴 당시 골프장과 숙박시설 등의 고객을 위해 진입도로 제설작업은 했으나 500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석해 행사를 한 체육관 지붕에는 제설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수사본부는 이 대학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를 대행한 이벤트 업체 대표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 행사 진행요원 15명만 배치했을 뿐 별도의 안전 요원은 두지 않았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이와 함께 수사본부는 체육관 공사 관련 서류를 검토한 결과 지난 2009년 6월 준공 허가가 난 뒤 75일 만에 공사가 마무리된 사실을 확인하고 시방서대로 체육관을 짓고, 규격에 적합한 자재를 사용했는지 여부와 건축 허가 과정에서의 문제점 등을 밝혀내기 위해 시공사, 감리업체 등을 상대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수사를 통해 리조트 측의 관리부실이 이번 사고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관련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모두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주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