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대원음악대상 수상자 정경화(왼쪽) 씨와 김일곤 대원문화재단 이사장.

음악 관계자 300여 명이 지난 13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 모였다. 대원문화재단이 마련한 올해 제8회 대원음악상 시상식 자리였다. 이날 참석자들은 연주자, 교육자로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독일 바이로이트 바그너페스티벌의 주역인 성악가 사무엘 윤 씨와 13세의 앳된 바이올리니스트 이수빈 양 등 수상자를 비롯, 이들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음악 애호가 후원자들이었다.

대원홀딩스가 문화예술 분야를 지원하고 후원하는 기업의 메세나활동으로 대원문화재단(이사장 김일곤)을 설립하고 클래식음악계의 재능 있는 음악인을 선정, 시상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6년. 대원음악대상 첫 수상자인 정명훈 씨를 시작으로 그해 작곡상의 강석희, 공로상의 이강숙 씨등이 수상했다. 이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피아니스트 백건우, 강동석·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강효·대관령국제음악제, 서울시립교향악단, 소프라노 조수미 씨에 이어 올해 제8회 수상자로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씨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한 이날 독일에서 활약중인 베이스 사무엘 윤 씨가 음악연주상을 받았고, 2012년 11세때 예후디 메뉴인 바이올린콩쿠르 주니어 부문에서 2위를 차지한 이수빈 양이 역대 최연소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음악을 향한 열정, 음악을 위한 후원’이라는 모토를 내건 이날 시상식장에서 참석자의 눈길을 모은 것은 한 기업가의 수상 순서였다. 이날 대원음악상 특별공헌상 수상자는 지난해 3월 해외출장중 갑작스레 별세한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이었다. 국립오페라단 초대 이사장이며 2008년부터 후원회장으로 오페라의 대중화와 예술적 성취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고인을 기려 이날 대원음악상 설립 이후 처음으로 작고 인물이며 비음악인에게 특별공헌상을 시상했다.

이날 작고한 부친을 대신해 시상식에서 아들 이태성 세아홀딩스 상무는 준비해온 글을 읽었다. “…아버지는 제가 어려서부터 수시로 꾸벅꾸벅 조는 아파트 경비아저씨, 지시사항을 잘 까먹던 비서, 눈이 어두워 보안경을 끼고 내비게이션 작동이 서툴던 기사아저씨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조금은 불편하고 손해를 보더라도 주위와 공존하고 배려하는 아버지, 그리고 회장님을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아름다운 마음으로 세상을 사시던 아버지의 삶을 오래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날 음악상 시상식은 묵묵히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으로 문화예술을 지원해온 주최측, 그리고 수상자인 한 기업인의 삶을 되새기며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음악만큼이나 감동적인 공존과 배려의 삶’을 일깨우는 자리이기도 했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