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3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여의시스템 사옥에서 연구진이 자사가 개발한 승차권 발매기(무인정보단말기) 시스템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성남 = 김동훈 기자 dhk@munhwa.com

고객 맞춤형 산업용컴퓨터 및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여의시스템은 최근 급성장을 하는 ‘디지털사이니지(디지털 전광판·Digital Signage)’의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 시내버스 1만여 대에 디지털 버스 안내 시스템과 노선 안내 시스템 단말기 각각 2만1000여 개를 제조해 공급했다. 디지털사이니지는 여의시스템의 지난해 전체 매출 320억 원 가운데 40%를 넘어서 신규 성장사업으로 주목받았으며, ‘캐시카우’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

디지털사이니지는 일명 ‘움직이는 광고판’이라고 불리며 공항, 지하철, 병원, 호텔 등 공공장소에 설치돼 특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 ‘상업용디지털정보디스플레이(DID)’에 주요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관리 플랫폼까지 공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간판이나 포스터형 옥외광고 시장이 디지털 영상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이 시장도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여의시스템은 이미 지난 2009년 지하철 2호선에 하드웨어(HW) 플랫폼 공급을 시작으로 행선안내 및 광고 표출 장치를 공급했다. 최근에는 지하철 5∼8호선과 인천국제공항의 디지털사이니지 구축사업에도 참여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또 전국 시외버스터미널 무인 티켓발권기, 무인 주차정산시스템인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Kiosk)’를 공급하면서 신규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이 같은 신규사업 확대는 여의시스템이 보유하고 있는 산업용 컴퓨터 특화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응용 분야를 끊임없이 개척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특히 고객이 요구하는 산업용 컴퓨터 제품을 제때 맞춰 공급할 수 있는 다품종 소량 생산 시스템을 갖춘 곳은 국내 여의시스템이 유일하다.

1991년 설립된 여의시스템은 산업용 컴퓨터와 원격감시제어시스템 사업을 주력으로 출발해 지금은 다양한 분야로 사업군을 넓힌 상태다. 중소기업으로서 하나의 사업 아이템만으로는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성명기 여의시스템 대표는 “스마트폰과 내비게이션은 사용자가 사용하는 데 비슷하지만 제조사 입장으로는 전혀 다른 기계”라며 “임베이드시스템을 기반으로 디지털사이니지, 키오스크 등도 비슷한 기술을 적용해 완전히 다른 제품을 만들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세계 경기침체로 기존 사업군 매출이 1년 새 20%로 줄었지만 다른 사업이 이를 보완해 매출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올해도 지난해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50% 이상 늘린 500억 원대로 잡고 있다. 이미 정보기술(IT) 업계 비수기인 1분기에 지난해 상반기 매출에 해당하는 주문을 받아 놓은 상태다. 성 대표는 “우리 회사는 5년 전 새로 발굴한 사업 아이템이 그 후 5년이 지나면 전체 매출의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한다”며 “응용 기술을 활용해 항상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의시스템은 지난해부터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은 이제까지 단순 제품 판매에만 나섰지만, 여의시스템은 20여 년간의 산업용컴퓨터 노하우 등을 기반으로 한 기술력을 수출할 계획이다.

성 대표는 기술 이전을 요청한 베트남기업과 합작회사를 만들 계획이라며 “태국, 캄보디아, 미얀마 등 주변국가에 재수출하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 =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