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 파업중인 철도노조원들에게 이날 밤 12시까지 복귀하라고 최후 통첩했다. 앞서 코레일 노사는 26일 오후 4시부터 밤샘 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됐다. 철도 파업은 19일째를 맞아 산업 피해가 급증하고 대체 인력의 피로가 누적되면서 사고 발생 위험까지 크게 높아지고 있다. 30일부터는 수도권 전동열차 운행률이 70%대로 떨어진다. 국민의 인내도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이날도 ‘수서발 KTX 자회사 면허 발급 중단’ 주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불법 파업을 벌이면서 정부에 굴복하라는 요구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전혀 없다. 17조6000억 원에 달하는 코레일 부채는 고임금 등 방만한 경영의 결과다. 2005년 공사 전환 이후 혈세에서 4조3000억 원을 지원받고도 매년 50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내왔다.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독일·스웨덴 등의 2배에 육박한다. 정부가 제시한 자회사 안은 민영화는커녕 경쟁체제라고 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노조는 경쟁 무풍지대에 안주하겠다는 것이고, 국민 세금을 계속 쏟아부으라는 얘기다. 코레일의 제2노조인 한국철도산업노조조차 26일 ‘민영화 전 단계’ 주장을 논리 비약이라고 비판했다.

철도노조는 역대 정부에서 수 차례 파업을 벌이고 그 대가로 개혁을 무산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에도 정치권과 종교계를 끌어들이면서 ‘사회적 대화’ 미명으로 ‘법과 원칙’의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다. 노조의 의도대로 적당히 타협한다면 철도 개혁, 나아가 공기업 개혁은 물건너가고 만다. 이번엔 그 악순환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야 한다. 복귀 시한(時限)을 넘기는 노조원은 더는 보호할 이유가 없다. 코레일처럼 좋은 대우를 받는 직장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구직자는 많다. 징계·처벌 등 단호한 문책을 통해 고질적인 파업병을 확실히 고쳐야 한다. 정부와 코레일의 대응을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