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강한 일본’을 내건 아베 총리의 취임 이후, 일본은 국방·안보 강화를 천명하고 군비 확보에 나서고 있다. 아베 총리가 국방력 강화의 필요성을 주장할 때 제시하는 배경이 중국의 영향력 확대 문제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이 강해져야 한다는 논리로 미국·동남아시아 국가 등을 설득하는 전략이다. 일본 내에서는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중국과의 군사적 마찰에 대비해 방위비를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아베 정권은 올해 11년만에 처음으로 방위 예산을 늘렸다. 방위성에 따르면 일본의 방위예산은 지난 2002년 역대 최고액인 4조9392억 엔(약 52조8682억 원)을 기록한 이후 2012년까지 매년 감소세를 기록, 11년간 2939억 엔이 줄었다가 올해부터 다시 늘었다. 올해 방위 예산은 4조7538억 엔으로 지난 2008년 수준을 회복했다. 내년에는 3.92%를 올려 4조9400억 엔을 책정할 계획이다.

핵심 목표는 일본을 전범국가에서 ‘보통국가’로 재정립하는 것이다. 아베 정권은 자국이 공격을 받을 때에만 반격할 수 있는 ‘개별적 자위권’을 넘어, 동맹국의 피해에 대해서도 군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집단적 자위권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동맹국 보호’ 임무를 추가하게 되는 자위대는 대원 수를 늘리고 공격형 무기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아베 총리 자문기구인 ‘안전 보장과 방위력에 관한 간담회’는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시하면서 육상자위대의 정원을 2010년 책정된 ‘방위대강’의 15만4000명에서 15만9000명으로 5000명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의 핵 미사일 공격 가능성을 감안해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을 갖춘 이지스함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최신예 요격 미사일을 탑재한 이지스함 2척을 향후 10년 내에 추가 건조해 배치할 계획이다.

현재 일본 해상자위대가 보유하고 있는 이지스함 가운데 4척은 해상배치형 요격미사일 SM3를 탑재하고 있어 지상 레이더로 타국의 미사일을 탐지, 추적해 대기권 밖에서 격추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나머지 2척은 미국과 공동 개발 중인 차세대형 요격미사일 ‘SM3블록2A’를 탑재하기 위한 개량 작업에 들어가 있다. 새로 건조하는 이지스함 2척은 SM3블록2A 개발이 완료된 2017년 이후 수년 내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중국과의 마찰에 대비해 병력 강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방위성은 수륙 양용이 가능한 해병대를 창설하기 위해 내년부터 ‘준비 부대’를 발족한다. 현재 육상·해상·항공자위대로 구성된 자위대 조직에 상륙작전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해병대 전력을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김하나 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