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양국이 11월에 열리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통해 전면적인 품목 협상에 돌입하기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양국이 자국상품 보호를 위해 지정하는 초민감 품목의 선정이 2단계 협상의 열쇠로 꼽힌다.

우리나라는 농수산물을, 중국은 공산품을 초민감 품목으로 지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품목 선정을 두고 양국 정부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본격 시작될 전망이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양국 정부는 다음달 한국에서 한·중 FTA 2차 협상을 열기 위해 세부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양국은 지난해 5월 1차 협상 이후 지난달 7차 협상까지 진행하면서 민감품목 보호를 위해 품목수 90%, 수입액 85%를 관세철폐하는 모델리티(세부원칙)에 합의하고 1단계 협상을 마무리했다.

양국은 2단계 협상에서 모델리티에 따라 품목 협상에 들어간다. 2단계 협상에서 가장 관건은 품목수 10%, 수입액 15%에 달하는 ‘초민감 품목’이다. 초민감 품목으로 분류되면 관세 철폐 제외, 관세 유지, 계절 관세, 관세 부분 감축 등 각종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자유화율은 터키(99.6%), 미국(98.3%), 유럽연합(EU)(99.6%) 등 다른 나라와의 FTA와 견줘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민감, 초민감 품목 선정에 집중해 성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한국은 농수산물이 초민감품목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중국은 공산품으로 초민감품목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한·중 FTA가 농수산물에 있어서는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영무 산업부 교섭관은 “중국은 주요 공산품 10개 품목만 초민감품목에 넣어도 수입액의 10%를 넘어 공산품 넣기가 벅찬 상황이어서 농수산물은 초민감품목에 넣지 못할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농수산물을 주로 넣을 것이기 때문에 농수산물만 보면 우리가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즉 한국은 농산물 개방을 안하고 중국만 개방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국내 제조업 등에서의 피해도 예상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2년간 한국이 중국에 대한 절대우위품목이 50여 개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