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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참여정부 시절 삭제됐다는 검찰 수사 결과를 놓고 여야는 3일 이틀째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여야는 대화록의 실종 인정 여부와 함께 추후 사실관계 확인 대상, 문재인 의원 책임론 등을 놓고 강하게 맞섰다.

◇공방 핵심은 대화록 실종 문제

여야 간 공방의 핵심은 일단 대화록이 실종된 것으로 봐야 하느냐 아니냐다.

새누리당은 참여정부에서 사초를 폐기하고 국가기록원에 이관하지 않았다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국가기록원이 관리하고 있는 봉하 이지원에서 대화록이 존재한다는 것을 결국 확인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은 새누리당은 ‘초안’을, 민주당은 ‘최종본’을 대화록으로 인정한다는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새누리당 황진하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은 명백한 대통령기록물이다. 그런데 이것을 대통령기록관에 이관시키지 않았다는 것은 명백한 법률위반이고 국기문란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대화록을) 이관목록 리스트에서 (참여정부가) 아예 빼버렸으니까 그 다음 단계는 당연히 이관이 안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문서분류에서 아예 이관시키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것은 실수라기보다는 의도를 가지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도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삭제됐고, 또 봉하마을로 불법 유출됐고, 국가기록원에 아예 애초부터 이관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노무현 정부가 2007년 정상회담 회의록을 마음대로 지우고 마음대로 빼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4대강 함안보를 방문한 자리에서 “여당이 사전에 입수해서 지난 대선과정의 유세에서 낭독한 대화록을 이제 와서 실종됐다고 말한다면 도대체 그 대화록은 무엇이었나”라고 새누리당의 대화록 실종 주장을 일축했다.

민주당 대통령기록물 열람위원들도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기록관에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은 존재한다”며 “2008년 7월19일 노무현대통령이 참여정부 기록물을 대통령 기록관으로 반환했고,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은 반환한 이지원 사본에 존재한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전해철 의원은 “대화록의 최종본은 있는 것이다. 최종본이 없어졌다면 삭제가 맞지만 현재 초안은 리스트에 없을 뿐 내용목록과 표제부, 문서관리부, 대화록 원본이 있다는 것”이라며 “기술적 의미에서 일부 초안을 리스트에서 뺀 것이라면 몰라도 삭제는 전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우윤근 의원도 “검찰이 (이지원을) 구동시켜서 확인한 것이다. 실종이 아니라는 게 드러난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관계 확인 대상 및 방법 놓고도 이견

이런 가운데 여야는 추후 사실관계 확인 대상과 방법에 대해서도 차이를 보였다.

새누리당은 이미 참여정부가 사초를 삭제한 것이 드러난 만큼 검찰 수사를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대화록이 불법 유출된 경위를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열람위원들은 “2008년 검찰 수사 당시 ‘대통령기록관에 있는 기록물과 이지원 사본은 차이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며 “검찰은 대화록이 대통령기록관 팜스시스템(대통령기록관 기록물 관리시스템)에 등재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한길 대표 역시 “정상회담회의록에 박근혜 당시 대통령선거 후보 캠프에 대한 사전유출과 대선유세활용에 대해서도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사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논란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국회 정보위원장인 새누리당 서상기 위원이 정상회담 녹음파일 공개 방침을 밝힌 가운데 민주당은 국회에서 보관 중인 정상회담 전후문건을 열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상기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개하고 싶지 않지만 민주당이 끝까지 거짓말을 하면 결국에는 국정원에 있는 녹음테이프를 온 국민 앞에 공개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남춘 의원은 “정상회담 전후문서가 지금 국회 운영위원장실에 있지 않나. 우리는 전후문서를 다 보자는 것이다”고 말했고, 전해철 의원도 “녹음파일 공개는 고려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문재인 책임론 놓고 공방

여야는 문재인 의원의 책임론을 놓고서도 강경하게 맞섰다. 새누리당은 문 의원의 법적, 정치적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했고 민주당은 책임질 사안이 분명하지도 않고 사실관계가 확인된 것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황진하 의원은 “분명히 그 문건이 대통령 기록원에 있고 그것을 찾아보면 나올 것이라고 했는데 찾아보니까 없는 것”이라며 “본인이 법적 책임 문제를 먼저 얘기한 만큼 수사 결과에 따라서 응당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도 “문재인 의원이 ‘국가기록원에 원본이 있다’고 주장했고 여야 국회의원 3분의2 이상이 찬성을 해서 열람을 하지 않았느냐”며 “그런데 조사해보니 원본은 삭제를 했고, 국가기록원에 넘기지도 않았다.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 사과를 하고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윤 원내 수석부대표는 “문재인 의원의 인품을 생각할 때 몰랐을 수도 있다”면서도 “그럼 문제가 불거졌을 때 자초지종을 알아보고 미리 대처해야 했을 텐데 지금까지 오게 한 데 대해서 자신이 잘 알 것이다. 정치 책임을 지라고는 못하겠지만 스스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문재인 의원은 대화록을 확인해서 대화록에서 노 전 대통령이 NLL 포기발언을 했으면 정치적으로 책임지겠다고 한 것”이라며 “이관이 됐던지 되지 않았던지 경위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책임론은) 내용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현 의원도 “이번 논란은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를) 주장했기 때문에 비롯된 것”이라며 “결국은 NLL 포기 발언이 없는데 문재인 후보가 책임져야 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제가 볼 때는 정상적인 정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검찰의 발표시기와 상황을 놓고도 정략적이라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는 가운데 새누리당은 국민적 관심사가 높은 사안이라고 검찰을 두둔했다.

황진하 의원은 “검찰이 왜 중간발표를 했는지는 저도 모르겠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대화록 존재 여부에 대해 국민적으로 궁금증이 많았고 자꾸 갑론을박이 있었으니까 검찰이 모든 기술을 다 동원해서 찾아본 것이고 결론을 내고서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한길 대표는 “참여정부 관계자들이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소환조사도 하지 않은 채 서둘러 수사결과를 발표해서 해석과 추측이 정쟁의 소재가 되고 있다”며 “검찰은 명백하게 규명된 사실관계만을 최종적으로 밝혀서 정쟁의 여지를 최소화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열람위원들도 “검찰은 성급한 수사결과 발표보다 사실관계를 수사한 뒤에 발표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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