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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그룹 유동성 위기로 금융 계열사인 동양증권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서 최근 1개월간 5조 원 가까운 자금이 이탈했으며, 동양증권 자산도 4개월 사이에 6000억 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동양그룹 사태 후폭풍으로 고객예탁금이 급감하면서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동양 유동성 위기가 증권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도 하락과 투자자들의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기피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2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양그룹 계열사 중 30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동양과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외에 1일 동양시멘트와 동양네트웍스도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동양그룹은 사실상 동양증권과 동양자산운용 등 금융 계열사만 남게 됐다. 하지만 동양증권도 고객 이탈이 급증하는 등 집중타를 맞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양증권은 올 7월 말 현재 자산 13조8640억 원으로 3월 말(14조4961억 원)보다 6321억 원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3월 말 250억 원에서 7월 말 3억 원 순손실로 돌아섰다.

특히 동양증권의 각종 금융투자상품 수탁액이 급감하고 있다. 동양증권 이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CMA 고객자산은 지난 8월 말 8조9000억 원에서 9월 말 4조 원으로 1개월새 4조9000억 원이나 급감했다. 금전신탁은 같은 기간 2000억 원 줄었고, 주가연계증권(ELS) 등에서도 1000억 원이 빠져나갔다. 올 6월 말 기준 336%인 영업용순자본비율도 적자가 지속되면서 연말에는 200%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동양그룹 사태로 불안감이 커지면서 고객이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놓는 돈인 고객예탁금 잔액도 급감하고 있다. 9월 30일 기준 한국증권금융에 예치된 고객예탁금은 16조2652억 원으로, 지난해 7월 30일(16조379억 원)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