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대비를 위한 정부의 개인연금 활성화 방안의 하나인 생명보험설계사 수당 분할지급(분급) 방안을 놓고 업계와 설계사들이 소득 감소, 영업 타격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2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수정 발표한 저축성보험 사업비 체계 변경 계획에 대해 대리점협회와 설계사들이 서명 운동과 함께 기자회견, 항의 집회를 예고하며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보험사가 설계사에 지급하는 판매수수료를 포함한 저축성보험 계약체결 비용 중 설계사에게 보험 가입기간 중 분할해 지급하는 비중을 현재 30%에서 내년에는 40%, 2015년에는 50%로 확대하기로 했다.

방카슈랑스와 온라인채널의 경우 분급 비중을 내년에는 각 60%, 80%, 2015년에는 각 80%, 100%까지 확대한다. 보험사가 초기에 주는 수당 비율을 줄이는 것이다. 금융위는 초기 수당을 많이 지급할 경우 해약 환급금이 줄어 개인연금 가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다.

업계는 이렇게 되면 15만 명가량에 달하는 보험설계사들의 초기 수당이 급감해 이탈이 가시화하고 새로운 설계사 모집도 어려워 영업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50% 분급을 적용하면 초회 수당이 30%까지 줄고 평균 수입이 300만 원인 중소형 보험설계사들의 경우 고객들에게 개인비용으로 지급하는 작은 선물과 교통비 등 활동경비 150만 원가량을 제하고 나면 내년 최저생계비인 163만 원 이하로 수입이 줄게 된다”고 주장했다.

수수료 30%가 시행된 지 1년 5개월여 만에 다시 분급 비율을 높이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세제 적격 연금저축과 투자 목적의 일반저축성보험은 발표한 대로 시행하되, 노후대비 비적격 연금과 방카슈랑스 채널의 신규계약비(신계비) 한도 역시 현행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연금 판매분 중 1년 만에 해지되는 게 20%가 넘는데 어떤 이유로든 잘못 판매된 것이고 해약 환급액도 터무니없이 적다”면서 “개인연금 활성화를 위해서는 보험 소비자의 혜택이 커져야 하는데 설계사 수수료만 유지해 달라고 하는 건 근본 해법이 아니며 결국 보험의 신뢰를 훼손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