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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가 사상 최고치인 980조495억 원을 기록한 가운데 저소득층과 고령층 등 취약가구의 이자 부담이 역대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되고 시중금리가 상승할 경우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25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 중 소득 최하위 계층(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이자상환비율은 3.52%로 조사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나온 지난 2003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이자상환비율이란 가구가 벌어들인 소득 중 조세나 연금 등 비소비 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 중 이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1분위 가구의 이자상환비율은 2012년 2분기(3.50%)를 정점으로 점차 하락, 올 1분기에는 3.05%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2분기에 다시 급등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경기 침체 등으로 생활이 어려워지자 생계 유지를 위해 대출에 의존하는 경우가 늘어난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올 2분기 전체 가구의 이자상환비율은 2.86%로 전년동기(2.95%)와 비교해 0.09%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이자상환비율은 같은 기간 2.65%에서 2.49%로 0.16%포인트나 하락했다.

고령층 가구의 이자부담도 늘었다. 가구주 연령이 60세 이상인 가구의 올 2분기 이자상환비율은 전년동기(1.96%)대비 0.57%포인트나 오른 2.53%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2003년 이래 최고치다. 이에 반해 60세를 제외한 다른 연령층의 이자상환비율은 모두 하락했다.

이자부담 증가에 개인 워크아웃(채무조정)과 프리워크아웃(사전채무조정)을 신청하는 취약계층이 늘어나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워크아웃과 프리워크아웃 신청자 중 월 100만 원 이하 소득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51.4%와 33.8%로 전 소득구간 중 유일하게 전기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김석 기자 suk@ 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