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2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차기전투기(F-X) 3차 사업의 기종 최종 결정을 위해 열린 방위사업추진위원회 회의 개회를 선언한 뒤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창군 이래 최대 무기도입 사업인 차기전투기(F-X) 3차 사업이 24일 오후 열린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단독 후보로 오른 미국 보잉의 F-15SE가 부결됨에 따라 원점에서 다시 추진된다. 하지만 차기전투기 사업이 일부 재검토될 경우 최소한 6∼7개월가량 지연되지만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할 경우 2년 이상 지연될 것으로 추정돼 공군의 전력 증강계획의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원점에서 새로 추진될 F-X 3차 사업이 최단기간 내 결정되고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를 긴급 점검 형식으로 3회에 걸쳐 조명해본다.

차기전투기(F-X) 3차 사업이 원점부터 다시 시작하게 되면서 전력화 시점이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백윤형 방위사업청 대변인은 24일 방위사업추진위 결과를 설명하면서 “관련기관과 협의해 전투기 소요 수정과 총사업비 조정 등을 통해 전력 공백이 최소화하도록 신속하게 사업을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재추진하게 되는) 전투기 소요 제기 기간은 1년 남짓으로 예상한다”며 “2017년 전력화 시기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혀 전력 공백에 대한 우려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사업추진 속도를 빠르게 진행해 전력공백 우려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력공백 어떻게 = 25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F-X 3차 사업은 오는 2017년 초도기 8기를 시작으로 2021년까지 총 60기의 하이(High)급 전투기를 확보해야 한다. 2013년 기준으로 공군은 주력 전투기인 F-15K 60기를 비롯해 F-16 계열 180여 기 등 480여 기를 보유하고 있다. 공군은 1970년대부터 도입한 F-4 계열과 F-5 계열 전투기 240여 대를 지난해부터 순차적으로 도태시키는 대신 F-X 3차 사업을 통해 60기를 확보하고, 나머지 물량은 FA-50 경공격기와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을 추진해 메울 계획이었다. 이렇게 되면 공군은 2020년대에 총 430기 정도의 전투기를 유지할 수 있다.

군 당국은 F-X 3차 사업이 재추진되면서 전력공백을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 군의 소요제기부터 사업이 원점에서 추진되는 만큼 전력화 시점도 늦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사업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은 맞지만 같은 사업을 다시 하는 만큼 일정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4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던 방사청 고위관계자들이 “사업 재검토 시 빠르면 1년2개월에서 2년 사이에 기종 선정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던 것과 궤를 같이한다.

전력공백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업진행에 필요한 절차들이 서둘러 진행되고 업체들과 적기생산 계약이 이뤄져야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F-35를 생산하는 미국 록히드마틴은 올해 초 생산라인을 늘린데다 도입국의 주문축소로 여유가 있으며 유로파이터 제작사인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도 생산라인의 가동률이 50%대인 상태라 공급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영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차기전투기가 적기에 배치되지 않으면 2020년대부터 공군전력에 큰 차질이 생긴다”며 “군의 소요제기와 예산배정 등의 일정을 절차에 맞게 진행하면서도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일정 = F-X 3차 사업의 재검토 소요 기간은 사업의 전면 재검토와 일부 재검토에 따라 달라 최소한 9개월에서 2년 이상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일부 재검토의 경우 소요 제기와 선행연구는 이미 검토한 것으로 대체하고 군당국이 요구하는 기종 성능(ROC)과 제안요청서(RFP) 등도 기존의 자료로 대체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 경우 그동안 불거졌던 부실평가와 졸속평가라는 논란거리는 해소해야 해 최소한 기종별 1개월씩이 소요되며, 협상도 6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보여 9개월 정도 지연될 전망이다. 김 대변인이 1년 남짓으로 예상한다는 언급도 사업의 일부 재검토를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F-15SE의 결정적인 탈락 이유가 스텔스 성능에 대한 우려와 함께 최근 군 안팎에서 끓어오른 부정적 여론을 고려한 정치적 판단이 작용해 소요제기 단계에서부터 다시 검토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ROC를 높여 스텔스 성능을 우선시할 경우 3∼6개월가량 걸리는 소요제기와 2∼3개월가량의 선행연구는 물론 RFP도 다시 제출해야 하면서 최소한 7∼12개월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를 종합할 경우 최소한 20∼29개월은 지나야 기종 선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강우·정철순 기자 hanga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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