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시진핑(習近平) 시대 들어 과거 후진타오(胡錦濤) 시대와 달리 북한 도발에 대한 태도가 달라지게 된 것은 북한이 용납할 수 있는 수위를 넘었기 때문이라고 중국 외교 전문가가 분석했다.

런샤오(任曉) 중국 푸단(復旦)대 중국외교연구센터장 겸 국제문제연구원 교수는 23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중국인지강좌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3차 핵실험 뒤 중국이 과거와 달리 북한에 대해 실질적으로 경제제재를 취한 것은 중국의 근본적인 대북정책이 바뀌었기 때문이냐는 질문에 런 교수는 “중국은 문앞이 시끄러워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것은 중국의 이익이 아니다”라고 말한 뒤 “중국의 근본 정책이 바뀐 것이 아니라 북한이 먼저 중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을 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반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 연휴 기간에 핵실험을 한 것은 그동안 인내심을 가지고 북한을 설득해 온 중국에 더욱 큰 좌절감을 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지난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계기로 중국 내에는 대북정책 방향을 두고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을 버려야 한다”는 쪽과 “지금까지 대북정책의 근본은 유지해야 한다”는 두 가지 입장이 부딪히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북·중 관계는 북한의 행동에 따라 부침이 심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변동성보다 연속성이 강하다”면서 “북한을 버리고 한반도 위주의 통일을 지지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주류는 아니다”고 말했다. 사회주의 국가 간의 관계인 ‘당대 당’ 관계가 아직은 사라지지 않은 여전히 특수한 관계지만 이데올로기적인 측면은 점점 비중이 줄어들면서 일반적인 국가 간의 관계인 ‘정상국가 관계’로 이행하는 중이라는 것이다.

한편 런 교수는 북한 붕괴시 중국 인민해방군이 어디까지 진입할 것인지에 대해 “군사적인 것은 잘 알지 못한다”며 “그때 상황에 따라 달린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