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8월 28일 서울 중구 수하동 미래에셋센터원빌딩 15층 감사실에서 미래에셋증권 직원들로 구성된 ‘감사하는 봉사단’이 올해의 점자 책 편집 방향에 대해 의논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munhwa.com

“올해는 시각장애인 학생들에게 기본적인 경제 관념을 심어줄 수 있는 책이 필요할 것 같아요.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투자교육총서 10권 중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을 골라보도록 하죠. 제가 보기에는 먼저 ‘우리 아이를 위한 용돈의 경제학’부터 점자 책으로 만들면 어떨까요?”

지난 8월 28일 퇴근 무렵 서울 중구 수하동 미래에셋센터원빌딩 15층 감사실 회의실. 미래에셋증권 감사실과 컴플라이언스본부, 리스크관리본부 등 내부통제 부서 60여 명으로 구성된 ‘감사하는 봉사단’소속 직원 6명이 테이블 위에 점자 책들을 놓고 진지하게 회의를 하고 있었다. 상시감사팀의 채도병 대리가 이 같은 제안을 하자 다른 직원들도 ‘굿 아이디어’라며 박수를 쳤다. 이들은 올해 점자 책 편집 방향과 각자의 역할을 나눈 뒤 회의를 마쳤다.

점자 책 제작은 지난해 초 봉사단장인 이광섭 상근감사위원이 2008년부터 4년간 이뤄진 고아원 방문 등의 일반적인 봉사활동에서 벗어나 특화된 활동을 해보자는 제안에서 이뤄졌다. 감사하는 봉사단은 지난해 2월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과 ‘러브 블라인드(LOVE Blind)’ 협약식을 맺으면서 활동을 시작했다. 봉사단은 지난해 동화책 등을 중심으로 모두 100권의 점자 책을 만들어 국립서울맹학교 산하 한국학생점자도서관에 기증했다. 회원 1인당 1년간 두 권 정도의 점자 책을 만든 것이다. 점자 책 제작은 책 원본을 작업설명서에 따라 컴퓨터로 워드 작업을 한 뒤 파일을 넘기면 복지관에서 이를 점자 프린터기로 출력해 책을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봉사단원들은 주로 출근 전과 퇴근 후 시간을 활용해 작업을 했다. 봉사단원인 정금희(여·27) 씨는 “처음에는 타이핑만 하는 줄 알고 쉽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복잡하고 어려웠다”며 “정성을 기울여 만든 책을 전달했더니 내 마음을 전달하는 것처럼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인 ‘못말리는 내동생’과 ‘숲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책을 자랑스럽게 들어 보이며 활짝 웃었다.

봉사단은 지난해 점자 책 만들기 외에도 실로암복지관과 협의해 저소득층 시각장애인 생활용품 지원, 학생들 새학기 용품 지원, 인천 영어마을 및 롯데월드 체험학습 등의 활동을 벌여 회사 창립기념식 때 우수봉사부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는 2주에 한번씩 주말에 국립서울맹학교 학생들의 과학실험 학습을 1대1로 지원해주고, 산책과 운동 등을 함께 하는 ‘행복한 토요학교’를 진행해 학생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채도병 대리는 “지난 6월에는 잠실야구장에서 아이들과 프로야구를 관람했는데, 아이들이 보지 못하면서도 이어폰으로 야구 방송을 들으며 현장의 응원을 따라하면서 좋아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이광섭 상근감사위원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소명의식을 갖고 사회공헌활동에 임해야 한다”며 “앞으로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봉사활동으로 나눔의 온정을 전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이 같은 봉사활동 외에도 2009년부터 이들을 위한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증권사 최초로 실시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점자 보안카드, 시각장애인전용 콜센터, 자동응답시스템(ARS) 및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주식거래 수수료 할인 서비스 등을 미래에셋증권 계좌를 이용하는 모든 시각장애인에게 실시하고 있다.

또한 미래에셋증권 임직원들은 지난 2008년 출범한 미래에셋 봉사단을 통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모금한 기부금을 바탕으로 봉사단별 자매결연을 맺은 사회복지시설에 지속적인 기부와 자원봉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앞으로도 기업의 성장과 함께 앞장서 소외된 이웃과 따뜻하게 호흡하는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