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法 엇갈린 판례

상여금·통근수당·가족수당 등이 통상임금일까. 대법원도 해석이 엇갈렸다.

3일 재계에 따르면 대법원 판결도 엇갈린 정기 상여금 문제는 최근 통상임금 문제를 촉발시킨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지난해 3월 대법원은 금아리무진 근로자의 임금 관련 소송에서 “상여금을 분기별 지급한다는 점만으로 통상임금이 아니라 단정할 수 없고, 근무 성적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라기보다 금액이 확정된 것이어서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고정적인 임금인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통상임금이 갖춰야 할 3원칙인 정기·일률·고정성을 모두 갖췄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이전까지 대법원 판결은 “지급 여부 등이 실제 근무성적에 따라 좌우되게 돼 고정적인 임금이라 할 수 없다”(1996년 2월 의료보험조합 사건)거나 “직원의 근무성적에 따라 연 2회 지급하도록 돼 있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시킬 수 없다”(1990년 2월, 동일석유주식회사 사건)면서 상여금은 통상임금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근속수당 역시 엇갈린 판례가 존재한다. 대법원은 같은 금아리무진 판결에서 “근속연수가 증가할 때마다 매년 일정액의 근속수당을 지급한 경우 근속수당은 통상임금”이라고 봤다. 그렇지만 1996년 영창악기 사건 판결 때는 “출근일수에 따라 지급액이 달라지는 근속수당은 근무 성적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통근수당이나 차량유지비의 경우도 지난 2007년 우정사업진흥회 사건에서 대법원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매달 일정액의 출퇴근 보조비를 지급했다면 통상임금”이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1995년 쌍용화재 사건 때는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지 정기적으로 일정액이 지급됐다는 사실만으로 임금성을 인정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장석범 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