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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스마트폰 위주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라인’을 놓고 국적 논란이 일고 있다.

라인은 네이버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서비스인 만큼 한국 서비스가 분명하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현재 라인 사업을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게 일본 라인 주식회사인데다 라인 서비스가 일본에서 붐이 일어 전세계로 퍼진 점을 중시해 일각에서는 일본 서비스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모리카와 아키라(森川亮) 라인 주식회사 대표는 22일 일본 도쿄(東京) 본사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라인 주식회사는 라인의 사업과 관련된 모든 의사 결정을 하고 있다”며 “라인 주식회사 안에도 일본, 한국 등 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사업을 진행시켜 나가는데 무리가 없다”라고 말했다. 실질적인 결정은 라인 주식회사 지분 100%를 소유한 한국 네이버에서 하는 것 아니냐는 궁금증에 대한 모리카와 대표의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라인 관련 업무를 모두 라인 주식회사에 위임한 게 맞다”며 “네이버가 라인 주식회사 지분 100%를 갖고 있지만 라인 주식회사의 일본인 경영진은 전세계적인 라인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이기 때문에 이들이 라인의 사업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가장 발언권이 강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라인은 한때 일본 안에서 한국 서비스가 아니냐는 소문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라인 주식회사는 지속적으로 자신은 일본 기업이며 라인의 해외 진출은 일본 정보통신기술(ICT) 벤처업계가 이룬 쾌거라고 홍보를 했고, 이로 인해 현재 일본인들은 라인을 자국 서비스라고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라인의 글로벌 사업을 지원하는 라인플러스의 지분도 라인 주식회사 60%, 네이버 40%가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네이버가 라인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사의 입김이 아주 없다고는 볼 수 없다. 다만 현재 사업이 잘되고 모리카와 사장 등 경영진이 잘하고 있는 시점에서 경영 개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게 설득력이 높다. 더군다나 한국에선 카카오에 밀려 라인의 존재감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한·일 양국 간 관계가 악화일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의 ‘명품’ 협력 모델인 라인을 흔들어 굳이 주고객인 일본인 사용자들을 자극시킬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라인의 ‘모호한’ 국적 정체성은 해외 진출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태국, 말레이시아 등 반일 감정이 적지 않은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선 한국의 네이버가 라인 주식회사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는 식으로 홍보하며 반일 감정의 예봉을 비켜나갔다. 한편 스페인 등 유럽과 남미에선 일본 서비스로 인식되는 게 오히려 낫다. 라인은 전세계적으로 2억3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