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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을 통해 국민이 자신의 소득에 맞게 건보료를 분담한다면, 정부 또한 자기 몫을 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 제108조에 따르면 정부는 한 해 국민이 납부하는 건보료 예상 수입의 20%에 해당하는 법정지원금을 부담하도록 규정돼 있다. 예를 들어 국민이 총 100만 원의 건보료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면 정부는 20만 원을 지원해 재정을 뒷받침해야 한다. 해당 법률은 14%는 국고 지원으로, 나머지 6%는 담뱃세로 충당되는 국민건강증진기금으로 건보 재원을 마련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정부는 34조1274억 원의 법정지원금 가운데 27조6042억 원만 지원했다. 마땅히 건보료로 지원해야 할 돈 6조5232억 원을 미납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지난해 건보 진료비 지출(47조8392억 원)의 13.6%에 해당하는 액수다.

더욱이 미납액 규모는 해마다 커지고 있다. 2007년 정부의 미지급액은 6739억 원 정도였으나 2011년 1조5561억 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무려 1조9348억 원으로 2조 원에 가까운 돈을 내지 않았다. 정부 스스로 법에 규정된 건보료 지원을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에게만 건보료 분담을 요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형선(보건행정학) 연세대 교수는 “부과체계 개편 과정에서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먼저 법에 규정된 건보료 지원을 제대로 지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