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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균이 자라기 좋은 장마철로 접어들며 우리 몸에도 관련 질환들이 극성을 부리기 시작했다. 곰팡이 감염은 머리, 턱수염, 손, 사타구니뿐만 아니라 등이나 가슴 등 우리 몸 어디에나 생길 수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발에 생기는 무좀이다.

무좀이란 곰팡이 균의 일종인 피부사상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백선, 특히 발에 발생하는 족부백선을 말하며 무좀 환자만 전체 피부과 외래 환자의 10~15%를 차지한다. 무좀은 발가락 사이에 생기는 것으로 가장 흔한 ‘지간형’, 발바닥과 발 옆에 작은 물집 형태로 나타나는 ‘소수포형’, 발바닥 전체에 걸쳐 각질이 두꺼워지는 ‘각화형’ 등으로 나뉜다.

무좀은 가렵다고 무조건 긁으면 환부가 손상돼 2차 세균 감염을 일으켜 단독, 림프관염, 림프절염을 유발하고 때로는 손으로까지 번질 수도 있다. 따라서 초기에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좋다. 무좀 치료를 위해선 항진균제가 포함된 연고를 발라줘야 한다.

발가락 사이가 하얗게 짓무르는 형태의 지간형 무좀이나 작은 물집이 생기는 소수포형 무좀은 항진균 연고를 3, 4주 꾸준히 바르면 대부분 치료된다. 다 나은 것 같아도 2, 3주 더 바르는 것이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된다.

각화형 무좀은 발바닥 전체에 걸쳐 피부 각질이 두꺼워지며 긁으면 고운 가루처럼 각질이 떨어지는 증상을 보이는데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전문의를 찾는 것이 유리하다.

무좀 치료를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좀과 습진을 혼동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무좀 부위에 무심코 습진 연고를 바르는데 무좀과 습진은 분명히 다르다. 무좀은 피부가 곰팡이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것이고, 습진은 피부가 물에 장기간 노출되는 등 접촉 환경이 악화돼 각질층이 무너지고, 면역시스템이 무력화돼 발생하는 염증성 반응에 의해 나타난다. 이 때문에 무좀은 전염성이 높지만 습진은 그렇지 않다.

따라서 처방되는 연고도 다르다. 습진치료용 스테로이드 연고에는 가려움증 및 염증 치료를 위해 부신피질호르몬제가 들어가는데, 부신피질호르몬제는 국소 면역능력을 떨어뜨려 오히려 무좀균 번식을 돕는 결과를 낳게 된다. 또 습진치료용 연고를 무좀 부위에 바르면 무좀균이 잠복해 만성이 되기 쉽다. 그리고 이렇게 첫 치료를 잘못하면 무좀이 좀처럼 낫지 않고 계속 재발한다.

따라서 본인이 자신의 증세를 무좀으로 생각하건, 습진으로 생각하건 연고를 통한 치료로 증세 호전이 없을 때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그 같은 증세로 병원을 찾는 일부 내원환자 중에는 무좀에 피부병, 습진 등이 함께 일어난 2차 감염증으로 고생하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무좀 치료에 쓰는 연고로는 다양한 원인균 및 세균을 한꺼번에 치료할 수 있는 ‘광범위 항진균제’를 쓰는 것이 좋다. 무좀의 1차 원인균은 피부사상균이지만 가려움증, 피부 짓무름증 등 무좀 특유의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칸디다균이나 기타 진균 등에 의해 2차 감염이 시작됐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무좀은 한번 걸리면 매년 여름 연례 행사처럼 재발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대로 예방적 조처를 취하는 것이다. 무좀 예방을 위해서는 외출한 후에는 반드시 발을 씻은 다음 깨끗이 물기를 닦아주어야 한다.

무좀의 다른 신체부위로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연고를 바를 때도 비닐장갑을 끼고 바르거나 면봉으로 발라야 하고 손으로 직접 무좀 부위를 만져선 안 된다. 무좀은 치료 후에도 양말 등에 남아있던 곰팡이균에 의해 재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한편 전문가들은 무좀 등에 흔히 사용하는 민간요법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한때 유행한 식초요법에 대해 부정적이다. 빙초산이나 식초에 발을 담그면 피부를 벗겨내는 부식 효과가 있어 피부 외층이 벗겨져 나갈 때 일부 무좀균이 제거되는 경우도 있지만 피부 화상이나 2차 세균감염 등 더 큰 피부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도움말 = 김광호 한림대성심병원 피부과 교수＞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