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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d in the game!” 이건 ‘정신 집중!’이란 뜻이지요. 경기에 임하기 전 또는 경기할 때 선수들이 즐겨 외치는 구호이고요. ‘Stay focused!’도 같은 뜻입니다.

그런데 무척 흥미로운 것은, 애니메이션 ‘터보(Turbo)’에서 달팽이가 날마다 그렇게 외친다는 점입니다. 터보는 주인공 달팽이의 이름인데요, 녀석은 ‘무엇이 남다른’ 달팽이일까요? 그리고 녀석은 어떤 경기에 나가려고 눈만 뜨면 구호 연습에 집중하는 걸까요?

누구에게나 가슴 뛰게 하는 게 있지요. 터보는 이렇게 선언합니다. “나에게 그건 폭발적인 스피드야(For me, it’s terrifying speed).” 폭발적인 스피드?! 영화 초반부에 터보가 달리기 훈련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35인치 전진하는 데 17분이나 걸립니다.

녀석은 그게 신기록이라며 좋아 날뜁니다. 그럴 때마다 터보의 형은 ‘송충이와 솔잎 교훈’을 일깨웁니다. 때마침 세계적인 자동차 레이싱 선수 기 가니에가 TV에서 인터뷰합니다. 그게 터보를 사로잡습니다. “No dream is too big and no dreamer too small.” 무슨 뜻일까요. 뒤에서 소개하고 싶습니다.

과연 자동차 레이싱 선수가 되고 싶은 터보의 꿈은 이루어질까요? 놀랍게도 정체성 문제가 심각해 보이는 터보가 영화 ‘트랜스포머’의 로봇처럼 ‘합체변신’을 합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내연기관에 빨려 들어갔다가 나온 후 시속 230마일에 육박하는 속력으로 달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터보의 친구들과 형은 변신한 그가 놀라우면서도 자동차 경주에 출전하는 건 여전히 미친 생각이라며 말립니다.

“나의 두뇌와 너의 스피드를 합치면 우린 큰일 낼 거야(With my brains and your speed we should be destined for greatness).” 그렇게 격려하며 난데없는 곳에서 터보를 지지해주는 스폰서가 나타납니다. 변두리의 타코 요리사 티토입니다. 심심풀이로 달팽이 달리기 경주를 즐기던 그가 운명적으로 터보를 발견한 건데요, 그도 터보처럼 ‘가망이 없어 보임’ 취급을 받고 있어서 인생역전의 꿈을 키우던 중입니다.

이런 표현이 있지요.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 이룬다(Nothing ventured, nothing gained).” 결국 티토와 터보는 ‘인디 500’ 경주에 출전합니다. 그런데 초장부터 발목이 잡히는군요. 달팽이를 위한 출전 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때 구세주처럼 기 가니에가 나타나 관중에게 응원을 부탁합니다. “누구나 다 시작은 초라한 것이지요(I came from humble beginnings). 이루지 못할 큰 꿈은 없습니다. 작다고 꿈까지 작진 않아요(No dream is too big and no dreamer too small).”

드디어 역사적 경주가 시작됩니다. “기회를 잡고 전부를 걸든가, 아니면 쓰디쓴 패배의 잔을 마시든가!” 우리는 늘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인다는 메시지를 제시하며 영화는 종반을 향해 질주합니다.

그런데 기 가니에가 태클을 겁니다. 하찮게 봤던 터보가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는 게 싫은 것이지요. 터보는 만신창이가 되겠지요? 포기하려는 터보에게 관중이 힘찬 응원의 함성을 보냅니다. 이런 응원일 것만 같습니다. “끝나기 전까진 끝난 게 아냐(It ain’t over till it’s over).” 이제 터보는 35인치 남은 결승선을 향해 외칠 것입니다. “Head in the game!” 작가·

외화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