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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e, 즉 변화가 주제인 많은 영화엔 두 개의 핵심 단계가 있습니다. 묻기(Asking)와 듣기(Listening)입니다. Answer, 즉 깨달음의 답을 얻거나 발견의 답을 찾으려는 주인공의 여정에서 ‘질문하기’는 ‘창의력(Creativity)’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경청하기’는 ‘소통(Communication)’의 출발입니다. 이들 두 단계가 이끌어내는 궁극의 성과가 Change이지요.

‘몬스터 주식회사’의 전편(全篇)에 해당하는 애니메이션 ‘몬스터 대학교(Monsters University)’도 ‘Asking-Listening-Change의 구도’를 충실히 따라갑니다. 그 단계를 살펴보기 전 어떤 영화일지부터 들여다볼까요? 광고 문구가 우리의 궁금증을 잘 풀어줍니다. “Before they made it big they had to make the grade.” “꿈의 직장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스타가 되기 전 그들은 대학교에서 어떤 ‘겁주기 스펙’을 쌓았나?”쯤 되겠군요. 영화는 우리를 두 주인공의 새내기 시절로 안내합니다.

“나도 이제 자타공인 대학생이야.” 외눈박이 마이크는 개강하는 날 한껏 들떠 그렇게 외칩니다. 그런데 학장이 찬물을 끼얹습니다. “얼마나 무섭냐가 몬스터의 진가를 결정한다.”

‘전설적인 겁주기 몬스터’가 되고 싶어 하는 마이크건만 그가 하나도 무섭지 않다며 학장이 꼬집은 것입니다. 오기가 발동한 마이크는 이런 글귀를 가슴에 새기는데요, 해마다 열리는 ‘겁주기 대회’ 슬로건입니다. “네가 최고라는 걸 보여줘라(Prove you are the best).” 이제 마이크는 자신에게 질문(Asking)합니다.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한편 가장 무서운 학생인 털북숭이 제임스도 룸메이트인 마이크를 얕봅니다. 그런데 하루는 겁쟁이일 줄 알았던 마이크가 학장에게 당당하게 출사표를 던지는 모습을 보곤 놀라워합니다. “제가 우승하면 어쩌려고 저를 얕보는 거죠?” 그러자 학장은 또 찬물을 끼얹습니다. “너의 운이 바닥나는 건 시간문제야(Your luck will run out eventually).” 어쨌든 마이크는 어중이떠중이 친구들을 모아 팀을 급조합니다. 왜소해 보여도 실은 자기가 누구보다 무섭다는 걸 인정받고 싶기 때문입니다.

놀랍게도 마이크의 팀은 연승가도를 달립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결승전이 다가오자 자중지란이 일어납니다. “개나 소나 다 겁주기의 전설이 될 순 없는 거잖아.” 무참하게 패할지 모른다는 압박감이 그들을 짓누르고, 그러다 보니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목청만 높입니다. 그러자 마이크는 그들이 꿈에도 그리는 직장인 ‘몬스터 주식회사’의 인재들은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팀원에게 들려줍니다. “그들은 정해진 스펙이 없어. 모두가 다르다는 게 장점이야. 그러니 누구도 너희를 얕보거나 차별하지 못하게 해.”

마이크의 팀이 심기일전할까요? 네, 합니다. 그런데 아뿔싸, 결승전 직전 대형 사고가 터집니다. 마이크에게 최대의 시련을 안길 그 사건의 전말은 스포일러여서 가려둡니다. 자신이 뼛속까지 무섭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지만 공식적인 기회를 잃은 마이크는 실의에 빠집니다. 비로소 마음을 비우고 경청할 준비가 된 그에게 제임스도 따뜻하게 마음을 엽니다. “넌 안 무섭지만 대신 넌 두려움을 몰라(You’re not scary but you are fearless).” 그들이 진정한 짝이 되는 순간입니다.

작가·외화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