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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자들은 어떤 사람일 것 같으냐’는 질문에 숙명여대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24) 씨는 “직업도, 부모도 없고,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일 것 같다”고 답했다. 강력 성범죄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많은 여대생들이 성범죄자의 특징을 김 씨처럼 생각했지만 예상과 달리 대다수 성범죄자들은 멀쩡한 직업을 가진 회사원에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도 극소수에 불과했다.

28일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에서 서울 및 충청권 대학에 재학 중인 여대생 1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여대생들이 인식하는 성범죄의 특성으로는 ‘무직’ ‘고아’ ‘정신병’ ‘30세’ 등이 꼽혔다. 설문조사는 각 항목에 대해 예나 아니오를 선택하거나 ‘전혀 그렇지 않을 것(1점)’에서부터 ‘확실히 그럴 것(7점)’이라는 답변을 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여대생들은 성범죄자에 대해 ‘평균 171㎝의 키에 몸무게는 67.7㎏, 나이는 31세 정도이고 시간제(46%)로 일하거나 무직(33%)이며 정신이상 증세가 있을 것(7점 만점에 평균 6.36점)’이라고 추정했다. 인상착의는 ‘넓은 어깨에 근육질, 길고 각진 얼굴에 사각턱, 짙은 눈썹에 찢어진 눈’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검찰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실제 성범죄자의 나이대는 41∼50세가 24.1%로 가장 많았고 직업 역시 39.7%가 회사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직 상태에 있었던 성범죄자는 21.6%에 그쳤다. 복수의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성범죄자의 인상 착의 역시 대부분 마른 몸에 작은 키를 가지고 있어 얼핏 보면 어린애처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여대생들이 인식하는 것과 큰 차이가 났다.

김민지(사회심리학) 숙명여대 교수는 “사람들의 인식이 실제와 크게 다를 경우 국민참여재판 등을 도입해 일반인의 사법절차 참여를 넓히고 있는 현행 사법시스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