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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 위축되고 있는 것과 더불어 정부가 현재 진행중인 해외자원개발도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어 자원확보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일본, 중국 등 각국의 치열한 자원확보경쟁 속에서 한국의 자원개발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장기적으로 에너지 자주개발률(자원의 수입 물량 가운데 자국이 개발·투자에 참여해 확보한 자원의 물량비율)이 하락하는 등 자원확보력 약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에너지업계 등에 따르면 박근혜정부는 직전 이명박정부에서 폭넓게 추진했던 해외 자원개발을 축소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자원개발관련 예산을 줄이고, 기존 사업에 대해서도 구조조정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최근 한국석유공사 등 해외자원을 개발하는 에너지 공기업 3곳의 예산 가운데 2300억 원을 삭감했다. 또 오는 10월 대구에서 전 세계 에너지 관련 정부부처 장관과 기업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세계에너지총회가 ‘자원외교’의 무대로 활용할 수 있는 행사이지만, 정부는 이에 대한 지원 예산을 당초 20억 원에서 8억 원으로 줄였다.

이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8일 에너지 공기업 재무개선 태스크포스를 구성, 기존에 추진중인 해외자원개발 사업들에 대한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이미 지난 3월 인사청문회에서 “에너지 공기업의 해외 자원 개발사업을 철저히 평가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부분은 구조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산업부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해외자원개발에 대해 지난 정부의 양적성장을 질적성장으로 내실화하겠다고 정책방향을 세우면서 구조조정을 현실화하고 있다. 산업부는 자원개발 내실화에 대한 구체적 정책도 3년 단위로 수립되는 자원개발 기본계획을 토대로 올해 하반기에나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뚜렷한 정책방향이 나오지 않아 현재는 해외자원개발에 관한 ‘정책적 공백’상태”라고 말했다.

이같은 정책기조는 각 기업의 신규자원개발 사업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문제는 장기적으로 에너지 자주개발률이 하락하는 지경에 이르는 것이다. 에너지 자주개발률은 자원 확보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다. 이명박정부는 해외 자원외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2008년 당시 5.7%였던 석유·가스 자주개발률을 지난해 14.8%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새 정부 들어 신규개발이 위축되고 기존 사업도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에너지 자원수요가 급증하는 국내 상황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에너지 자주개발률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에너지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기존에 적극적이던 해외자원개발을 축소하면 한국이 국제적인 자원개발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면서 “원전 수주 등의 에너지 기술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