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해외 자원 확보를 위한 ‘자원외교’를 외면하면서 신규 해외 자원개발 추진 실적이 ‘바닥’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이 자원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상황에서 정부의 무관심이 자칫 가뜩이나 열악한 한국의 자원개발 경쟁력을 더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관련기사 4·5면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해외 자원 개발을 위해 정부에 신고된 석유·가스부문 신규사업 진출(탐사, 개발·생산)은 단 1건에 불과했다. 그 1건마저도 민간기업이 추진하는 사업으로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공공기관의 신규 진출은 한 건도 없는 상태다.

이는 2011년 41건, 2012년 18건 등으로 지난 이명박 정부 때 에너지공기업 주도로 신규개발이 활발히 진행됐던 것과는 대조된다.

투자금액으로도 2011년 92억2000만 달러, 2012년 69억6000만 달러 등 꾸준한 개발투자가 이뤄졌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에는 자원 개발 투자 예산 자체가 대폭 삭감된 상태다.

일반광물의 개발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 2008년부터 매년 30∼70여 건의 해외자원개발이 지속돼 왔으나, 올해는 소규모 민간개발업자들을 제외하면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공공기관의 해외개발 진출 사례는 아직 없는 상태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해외자원개발 방향이 과거 ‘양적성장’ 중심에서 ‘질적성장’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 에너지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이 같은 정책전환은 기존 사업의 구조조정도 포함하고 있어 신규자원개발 자체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칫 중동 등 자원 부국에게 한국의 자원개발 의지가 약해졌다는 이미지를 심어줘 글로벌 자원개발 경쟁에서 악재로 작용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