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으면 체중이 줄어드는 ‘다이어트 박테리아’가 발견돼 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은 14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를 인용해 벨기에 루뱅가톨릭대학교의 패트리스 카니 교수 연구팀이 사람의 장(腸)에 서식하고 있는 특정 박테리아의 배양액을 실험용 쥐에게 먹인 결과, 정상치 초과체중의 절반가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Akkermansia muciniphila)’라는 이름의 이 박테리아는 인슐린에 대한 저항을 크게 줄여 성인당뇨병 치료에도 효과를 보였다.

연구진은 비만 상태에서는 이 박테리아의 수가 감소한다는 것에 주목해 박테리아의 수를 늘리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해당 박테리아의 수가 늘어나면 장내 점액성 방어막의 두께가 두꺼워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박테리아가 장표면을 변형시켜 음식물을 흡수하는 과정에 영향을 주고, 체중 감량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특히 이 박테리아는 사람의 장내 박테리아 가운데 3∼5%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해 인체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카니 교수는 “완벽한 해결방법을 찾은 것은 아니지만, 비만을 크게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무엇보다 박테리아를 활용한 비만 치료의 첫발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