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공단 폐쇄 위기로 대중경제의존도를 더 늘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지만 실제 중국과의 교역량은 감소하고 있으며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공산이 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전했다.
WSJ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를 보도하면서 북한이 공단 폐쇄 위기를 불러온 일방적인 조치로 중국과의 유대 관계를 배가시키는 게 필수적이게 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중국은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도발적인 행위에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고 WSJ는 진단했다.
장기간의 경제봉쇄 조치 속에 북한 경제는 이미 정상적인 생필품 배급에도 실패한 상태다. 유엔의 분석에서도 북한 주민의 3분의 1가량인 800만여 명이 만성적인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04년 이래 매년 9000만 달러가량의 노동급여 수익을 올려주는 개성공단이 북한에서 차지하는 경제적 의미가 적지 않다고 WSJ는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임금으로 매년 받았던 9000만 달러의 수입이 없어진다면 경제 상황은 더 어려워져 중요한 교역 상대국인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늘릴 수밖에 없다.
아산정책연구원의 고명현 박사는 “중국에 대한 북한의 무역 의존도는 매년 늘어났다”고 WSJ에 말했다. 이에 지난 2010년도 34억 달러였던 북·중 간 무역규모는 2012년 59억 달러로 늘었다. 그러나 WSJ는 지난 1분기(1∼3월) 중국의 대북 수출은 7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8% 줄어드는 등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중국의 태도를 감안하면 이런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4월 7일 보아오 포럼 개막 연설에서 “어느 일방이 자기 이익을 위해 특정 지역이나 세계를 혼란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는 시 주석의 이런 발언을 북한에 대한 경고로 풀이했다. 베이징 = 박선호 특파원 shp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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