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A사로부터 6000만 원대 세단을 구입한 김모(34) 씨는 차를 산 지 불과 3개월 만에 갑자기 시동이 꺼지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단순 고장이라고 생각한 김 씨는 A사의 애프터서비스(AS)센터를 찾아 수리를 받았다. 하지만 정비 후에도 같은 현상은 계속 반복됐다. 결국 그는 최근까지 무려 2년간 AS센터를 수십 번 다녀가야만 했고 센터를 수 차례 옮긴 끝에 정비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김 씨는 “수십 번 AS센터를 오가면서 A사 기술자들의 전문성에 대해 의심하게 됐다”면서 “2년이면 동네 카센터에서도 벌써 문제를 해결했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소비자단체에도 김 씨와 같은 불편을 겪은 수입차 고객들의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선루프 교체 같은 간단한 수리도 단번에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관련민원이 한 달에 20건 이상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3만 대가 넘는 사상 최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수입차업계가 최근 AS센터 증설 등 앞다퉈 고객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정작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한 노력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부분의 수입차업체가 전문인력을 교육·관리하는 교육센터 확장에는 소극적이어서 서비스 개선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현재(2013년 4월 기준) 국내 15개 주요 수입차 업체 중 전문 정비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센터를 전국에 2개 이상 운영하는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대부분 1개의 교육센터만 운영하고 있었고 판매량이 저조한 업체는 아예 교육센터가 없는 곳도 있었다. 교육주기 역시 들쑥날쑥해 사실상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지는 곳은 일부에 불과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확인 결과 수입차업체 중 올해 교육센터 증설을 계획하고 있는 곳은 아우디가 유일했다. 전문가들은 서비스의 양적 확대와 질적 향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고급 수입차는 고가인데다 브랜드마다 차의 특성이 달라 그 분야에서 오랜기간 훈련된 전문인력이 정비를 전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수입차업체들이 전문인력 양성은 제쳐두고 AS센터만 두세 개 늘려 눈 가리고 아웅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한 수입차업체 관계자는 “교육센터 같은 전문인력 관리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백 번 공감한다”면서도 “그간 AS센터 개수가 고객불만의 주원인이었던 만큼 일단 센터 수부터 늘리고 순차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