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내에서 합의에 따라 이뤄지는 동성 간 성행위에 대해 처벌 규정을 명문화하는 내용의 군 형법 개정안이 추진된다. 그동안 군 내에서는 동성 간 합의에 의한 성행위에 대해서도 추행죄를 적용해 위헌 논란이 제기돼 왔다.

민홍철 민주통합당 의원은 동성 간 성행위를 처벌할 근거와 처벌 대상을 명확히 하는 내용의 군 형법 일부 개정안을 의원 공동발의로 준비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민 의원은 군 형법 제92조 6항의 ‘추행죄’를 ‘동성 간의 간음죄’로 명칭을 바꾸고 처벌 대상에 변태 성교뿐 아니라 기타 유사 성행위 등을 포함하는 쪽으로 조항을 수정하자고 제안했다. 군 형법 92조 6항은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군인에 대해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행 군 형법상 추행죄는 일반 형법과 달리 친고죄(범죄의 피해자 또는 기타 법률이 정한 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범죄)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쌍방이 합의에 따라 성관계를 맺더라도 그 사실이 적발되면 군 형법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군 형법과 일반 형법 간의 괴리로 인해, 지난 2010년 5월 동성애를 옹호하는 인권단체는 이 조항의 위헌성을 검토해 달라고 헌법재판소에 진정을 내기도 했다.

민 의원에 따르면 현행 군 형법은 동성애를 추행죄로 처벌하고 있으며 특히 합의에 의해 동성 간에 이뤄지는 성행위에 대해서도 양측을 다 추행죄로 처벌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 의원은 “우리 군뿐만 아니라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군기문란 등을 이유로 처벌하고 있다”며 “다만 군 형법 제92조 6항을 개정, 처벌 대상과 행위를 구체적으로 명문화해야 인권침해 소지를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군 내에서는 그동안 동성애에 대한 처벌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관련 법률에 대한 위헌소송이 끊이지 않았다며 개정안에 찬성하는 움직임이 강하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