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를 맞는 시리아 내전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시리아 민주화 시위의 상징이자 역사적 건축물인 알오마리 모스크가 정부군과 반군 간 전투 속에 훼손되는 등 문화재가 수난을 당하고 있다.

14일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시리아 남부 다라 지역의 알오마리 모스크가 지난 13일 정부군과 반군의 전투 속에서 상당부분 파손됐다. 익명의 목격자가 유튜브에 공개한 동영상에 따르면 모스크의 첨탑 부분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기울어져 있으며 포탄조각과 먼지들로 뒤덮여 있었다.

이슬람 역사상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모스크인 알오마리 모스크는 2년 전 시리아 민주화 시위가 처음 촉발된 곳으로 반군에게는 상징적인 장소이자 활동 거점으로 알려져 있다.

2011년 모스크 인근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정부군 진압에 의해 사망한 이후 이 지역은 민주화 시위의 중심지로 떠올랐으며 내전이 본격적으로 발생한 이후에는 부상당한 반군들을 치료하는 병원으로 쓰이기도 했다.

이날 모스크가 일부 파괴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리아 정부와 반군 간에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성명이 잇따라 발표됐다.

시리아 반정부 세력의 하나인 ‘시리아 국가회의’ 관계자는 “야만적인 정부가 탱크를 몰고 쳐들어와 문명과 인류에 대한 숭고함을 상징하는 모스크를 파괴했다”며 원색적으로 비판했으며 이에 반해 시리아 당국 관계자는 지역방송에 출연해 “이슬람 테러 세력인 알누스라가 모스크 파괴에 앞장섰다”고 주장했다.

한편 2011년 시작된 시리아 내전이 3년째에 접어들면서 모스코 외에도 시리아의 종교적·문화적 가치가 높은 유물들이 파손되는 일이 곳곳에서 발생해 국제기구들도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등 국제기구들은 시리아 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지역들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며 주의를 기울일 것을 권고해 왔다.

유네스코는 시리아 내 6개의 세계문화유산 가운데 알레포 구도심을 비롯해 고대 사막도시 팔미라, 크랙 데스 셰발리에 십자군 요새 등 5군데가 전투로 훼손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