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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사진) 일본은행 총재는 10일 양적완화 조치 이후의 엔저 현상과 관련해 “확실히 리먼브러더스 쇼크 이후 지나친 엔고 현상이 있었다”며 “(현재는) 이것을 시정하는 과정이라고 봐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로다 총재는 이날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일본 주요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일반론으로 본다면, 조건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 완화를 한 나라의 환율이 일정 기간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널리 인정받고 있는 이론”이라고 답해 엔화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추가 금융 완화 조치는 당분간 단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로다 총재는 “물가를 2% 올린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하고 충분한 조치를 결정했다”며 “추가 대책을 계속해서 내놓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2년 안에 물가상승률 목표치 2%를 달성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면서 “그때까지 (목표가) 실현되지 않으면 더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등 신흥국에서 지나친 엔화 약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일본 경제가 순조롭게 회복되고 물가안정이 달성되면 세계 경제에도 플러스가 된다”며 “금융 완화 조치는 환율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양적완화 이후의 시장 반응에 대해서는 “예상했던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주가 상승과 엔화 약세 등) 시장의 움직임이 기업·가계 심리 개선과 함께 경기를 부양시키면서 장기적으로 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국채시장이 큰 충격을 받아 장기 국채 금리가 급등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에도 “금융 완화가 기존(수준)에 비해 대규모였기 때문에 시장이 소화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일시적인 움직임에 그칠 것이라고 반박했다. 구로다 총재는 그러나 “(일본)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부채를 줄이는 것은 중요하고 정부도 (줄이겠다고) 약속하고 있다”고 재정건전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하나 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