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자 윤모(52) 씨의 사회고위층 인사들에 대한 성접대 연루 의혹으로 김학의(57) 법무부 차관이 전격 사퇴하면서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이번 의혹에 연루된 고위층 인사들이 추가로 드러날지 주목된다.

현재 정·관계에서 윤 씨에게 향응이나 성접대를 받았다고 거론되는 인물들은 김 차관 외에도 10명이 넘는다. 이들 대부분이 정부 고위 관료나 전·현직 국회의원, 경찰 간부, 대형 병원장, 금융업계 종사자 등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유력 인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이번 성접대 의혹사건의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경찰은 관련 자료와 참고인 조사 등을 통해 성접대 등을 제공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유력 인사들의 명단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경찰은 김 차관과 대형 병원장 A 씨를 비롯해 전·현직 경찰 간부, 군 장성, 현직 검사 등도 윤 씨와 친분 관계를 맺고 별장을 드나들었다는 단서를 확보해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다. 이들 외에도 현직 금융계 인사 B 씨, 전직 감사원 간부 C 씨, 정치권 인사 D 씨, 법조계 인사 E 씨, 제약업계 인사 등도 잇따라 성접대 리스트에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김 차관의 사퇴로 파문이 확산되면서 성접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인사들이 스스로 의혹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허준영 전 경찰청장은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만일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할복자살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직 감사원 간부 역시 “별장에 가자는 권유를 받았지만 윤 씨가 나에게 돈을 요구한 적이 있고 별장에 계속 초대하는 것이 꺼림칙해 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의료계 관계자는 “윤 씨와 2∼3번 만나 저녁 먹고 술 한 잔 한 게 전부이고 술자리에 고위직 인사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