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은 13일 최근 대기업 총수에 대한 법정구속 사례가 잇따른 데 대해 “특정한 종류의 범죄 피고인에 대해 달리 취급하는 조류가 있다는 생각은 지나치다”면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법 앞의 평등이라는 관념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토론회에 참석, “최근 판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구속석방을 신중히 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법정구속 등 대기업 총수에 대한 법정구속 관행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이어 “조현오(전 경찰청장) 피고인에 대한 보석 기사가 많이 나오던 시기로 인신구속에 대해 너무 가볍게 처리한다는 인식을 줘서는 안 된다는 취지였다”며 “경제인 법정구속 사건이 우연히 늘어났다고 해서 관행의 위치에 올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대형 법무법인(로펌)이 전관예우의 피난처로 전락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관예우는 법원으로서는 ‘원죄’, ‘족쇄’로 곤혹스럽고 시정돼야 할 문제”라며 “대법원이 추진하고 있는 평생법관제와 법조일원화가 전관예우를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이재동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