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새 정부가 국가 신성장동력을 위해 신설한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였던 김종훈 씨가 오늘(인터뷰가 있던 4일) 사퇴했다. ‘정치권 난맥상을 지켜보면서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 했던 마음을 지켜내기가 어려웠다’고 하던데….

“일리가 있는 말씀이다. 그분이 정확히 어떤 기여를 하시겠다는 생각으로 오셨는지 정확히 모르지만, 그 말씀이 이해는 된다.”

―이해가 된다는 의미가 뭐냐.

“내가 뭐 정치 평을 하러 온 사람도 아니지만… 국적 관계를 가지고 시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봤다. 새로 생기는 부서와 관련한 수많은 이유가 있었는데 국적이 떠올라 그게 가장 중요한 문제인 것처럼 됐다는 것은 아쉽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업무 영역을 놓고 여야가 충돌하며 국정 공백 상태가 야기됐다. 어떻게 보나.

“실정을 잘 모르기 때문에 뭐라 말하기 어렵다. 내가 정작 이해가 안 되는 것은 과학 앞에 미래를 붙인 것이다. 과학만이 미래를 창조하는 것인가. 정부의 모든 분야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과학 투자는 바로 성과가 나오는 게 아닌데, 우리는 그걸 기다려주는 참을성이 부족한 게 아닌가 싶다.

“사회 전체 분야가 다 함께 일어나야 한다는 취지에서 기초 과학에도 투자를 해야 하는데, 기초 과학은 투자 이후 성과가 나는 속도가 늦다. 또 성과가 나왔다고 해도 그게 경제적으로 응용되는 속도는 더 느릴 수도 있다. 경제적인 효과를 바라고 하는 것은 실망이 클 수 있다.”

―지금까지 과학의 통념에 의문을 제기하는 작업을 해 왔는데, 앞으로도 지속할 작정인가.

“교과서에 나오는 기초 내용을 파헤치는 것이라서 방대한 작업이다. 처음 온도에 관한 책을 내는 데 착안부터 출판까지 9년이 걸렸고, 그 다음 책은 8년이 걸렸다. 후속 작업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어서 후학을 양성할 것이다. 과학철학 학회도 조직해 많은 교류를 하고, 과학 교육계에 연결하는 작업을 최근에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