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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트 이스트우드 / 마크 엘리엇 지음, 윤철희 옮김 / 민음인

거장의 숨결: 클린트 이스트우드 / 로버트 E 카프시스·캐시 코블렌츠 엮음, 김현우 옮김 / 마음산책

쉰 목소리와 주름 투성이인 노배우이자 거장 반열에 오른 감독. 올해 83세. 하지만 여전히 현역. 영화팬들이라면 이쯤만 들어도 누구를 말하는지 짐작할 것이다. 바로 ‘할리우드 전설’ 클린트 이스트우드 이야기인 것을. ‘황야의 무법자’(1966) ‘더티 해리’(1971)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1995) ‘밀리언 달러 베이비’(2005) ‘그랜 토리노’(2009)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2012) 등 숱한 화제작을 선보였던 그는 세월의 나이테를 하나씩 쌓아가며 그 스스로 장르가 된 전무후무한 배우다.

그의 삶과 영화 인생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두 권의 책이 나란히 나와 눈길을 끈다.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은 시기에 두 출판사에서 번역해 내놓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거장의 숨결: 클린트 이스트우드’다.

두 책이 함께 전하는 이스트우드의 끝없는 도전 정신은 영화팬들은 물론, 목표를 잃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 “그의 인생이라는 창문을 통해 엿볼 수 있는, 이제껏 만들어진 미국 영화들 중에서 가장 파격적이고 불온하며 도발적이고 오락적이라 할 만한 작품들에 반영된 클린트 이스트우드, 그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예술가로 발전해 왔는지에 대한 고찰이다.”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영화사학자인 저자는 책의 성격을 이렇게 설명한다.

저자의 말처럼 책은 1930년 대공황기 가난한 떠돌이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그의 어린 시절부터 일용직을 전전하던 목표 없는 청년에서 세계적인 거장으로 거듭난 그의 80년간의 일생에 대한 평전이다.

연기 철학, 연출 스타일, 배우와 감독으로서 도전을 거듭한 삶, 공인으로서의 자기 관리 능력, 인생을 바라보는 철학까지 이스트우드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아울러 살펴볼 수 있는 일대기이자 평전인 것이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할리우드 스타로서 성형, 마약, 음주 등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끊임없이 추구해 온 점이다. 불륜, 소송, 흥행 참패 등으로 모든 사람들이 그의 경력이 끝났다고 여기던 시기, 그의 나이 62세에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의 주연·감독·제작자를 맡아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으며 극적으로 귀환한다.

책은 1부 ‘목표 없는 청년에서 배우로’, 2부 ‘배우에서 작가주의 감독으로’, 3부 ‘작가주의 감독에서 오스카로’ 등으로 이스트우드의 인생을 시간순으로 굵직하게 구분지으며 그의 파란만장한 삶을 풀어 나간다. 시종일관 거리를 유지하며 이스트우드의 빛과 그림자를 객관적으로 조명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거장의 숨결: 클린트 이스트우드’ = 첫 연출작을 내놓은 1971년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부터 최근 연출작 ‘J 에드가’를 내놓은 2011년까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영화 잡지와 한 인터뷰 모음집이다. ‘포지티프’ ‘스테디캠’ ‘사이트 앤드 사운드’ ‘필름 코멘트’ ‘롤링 스톤’ 등 미국과 유럽의 유수 잡지와 한 24편의 인터뷰엔 ‘인간 이스트우드’와 ‘배우 이스트우드’ ‘감독 이스트우드’가 가감없이 드러난다. 그래서일까. 영화 속에서 보던 모습보다 책 속의 그의 모습은 훨씬 친근하고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배움을 멈추지 않으면 인간으로서 계속 성장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정보와 변화를 받아들이는 일을 멈추지 마세요. 사람들이 ‘감독님이 바뀌신 겁니까’라고 물어보는데요, 저는 ‘그랬기를 바랍니다’라고 대답합니다. 10, 20, 30, 40년 내내 바뀌는 게 정상이에요. 그렇게 넓어지는 게 정상입니다.” 이렇듯 변화에 대한 갈구와 배움은 그가 감독으로 데뷔한 이래 숱한 난관을 극복하고 거장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저자들은 서문에서 “제작자이자 감독으로서 이스트우드는 드물게도 할리우드 시스템 안에서 독립성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영화 제작의 문화적·미학적 유행을 거부함으로써 외부자의 시선을 유지해온 것도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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