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廣島) 원폭의 33배 가량의 폭발력을 보인 ‘운석우’(隕石雨)’가 러시아로 떨어지면서 12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우주물체의 위협을 사전 예측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 또한 예외가 아니며, 한국은 아직까지 지구와 충돌 가능성이 있는 근지구소행성(NEAs)을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을 독자적으로 갖추지 못한 상태다.

18일 한국천문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 지역에 내린 운석우의 지름은 15m, 무게는 7000t 가량일 것으로 추측된다. 이 우주물체가 대기권에 진입할 때 대기층과 충돌을 일으키면서 발생한 폭발력은 히로시마 원폭의 33배 달하는 500kt으로 분석됐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처럼 크기가 작고 해가 비치는 쪽으로 나타나 어두울 경우 망원경으로 사전 관측하기가 어렵다”며 “한반도 상공으로 추락했다면 역시나 사전 예측은 어렵고, 러시아 외각과 달리 인구밀도가 높아 한국에서는 피해가 더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석은 유성체나 소행성 파편들이 대기권에서 소멸하지 않고 지표면에 떨어진 조각들을 일컫는다. 문 선임연구원은 이어 “현재 기술로는 이러한 운석우는 사전 관측이 불가능해 국제 협조체제가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은 아직까지 지구에 위협적인 소행성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는 독자적 프로그램은 갖추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은 반사경을 탑재한 인공위성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은 갖춰가고 있지만 지구에 위협적인 소행성 등 다양한 우주물체를 사전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은 부재한 상태다. 오는 2016년까지 총 610억 원을 투입해 ‘우주감시 3총사’인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체계 ▲인공위성 레이저추적 ▲태양 우주환경 감시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지만 지구와 충돌 가능성이 있는 물체를 감지 하기엔 역부족이다. 1월 현재 국제천문연맹 산하 소행성센터에 등록된 근지구소행성(지구와 충돌 가능성이 높은 소행성)은 9440여 개에 달한다.

박장현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감시센터장은 “현재 장비로는 일부 소행성 감지도 가능하지만 미리 궤도나 위치 정보가 알려진 것에서만 추적이 된다”고 설명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