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 지음, 이현 옮김 / 김영사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종교에 의지하지 않으며 신앙을 가진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똑같이 받아들일 수 있는 도덕에 대한 접근법입니다. 현세적 도덕이 그것입니다.”

어린 시절 달라이 라마의 현신으로 발견된 이후 평생 중국 당국의 폭력에 맞서 자비와 사랑의 힘으로 세계인을 감동시켜온 제14대 달라이 라마 텐진 갸초. 책엔 급변하는 21세기를 바라보며 던지는 그의 지혜로운 메시지가 담겼다. 그는 “지금처럼 다양화된 세계화 시대에는 종교가 인간의 모든 고민과 문제들에 해답을 줄 수 없다”며 “이제 종교를 초월한 삶의 방식과 행복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한다. 그는 또 하나의 도덕, 하나의 종교를 기준으로 세상을 평가하지 말고, 세상의 빠른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열린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도덕에 접근하는 방식이 진정으로 의미 있으려면 당연히 세상에 관심을 기울여야만 합니다. 이것이 전 지구적 책임감의 원리이며 현세적 도덕에 접근하는 내 가르침의 핵심 부분입니다.”

불안과 혼돈의 시대, 종교를 넘어 인류의 평화와 행복을 위한 대안을 모색한 책은 깊은 울림을 준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