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하고 있는 경기불황에 주머니 실속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유통가에 초저가 설 명절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설 명절을 앞두고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양말이나 비누, 조미료 등 저렴한 상품군이 이번 설에는 관심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특히 올해의 경우 1만 원 안팎의 초저가 선물세트의 매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불황기 명절 선물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월 4∼24일 설 선물 예약판매 실적을 집계한 결과, 3만 원 이상 선물세트 매출 구성비가 지난해 68%에서 올해 57%로 감소한 반면 3만 원 이하 선물은 32%에서 43%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1만∼3만 원대 커피믹스, 통조림, 조미료, 김세트의 매출이 각각 전년 대비 121%, 101%, 53%, 38% 늘었다. 1만 원 이하 양말세트도 35%나 증가하며 인기 명절선물로 떠올랐다.

롯데마트에서도 1월 4∼17일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상품 실적을 분석한 결과, 톱5 상품군에 1만 원 내외의 저렴한 상품들이 대거 진입했다. 올해엔 인기 상품의 가격대가 더 낮아진 것이다.

2만 원 중반대 통조림·식용유 혼합세트가 1위로 올라섰고, 1만 원 이하의 생활용품세트가 2위, 1만 원 중반대 커피세트가 3위를 차지하는 등 톱5 명절 인기상품에 1만 원 내외 상품이 무려 3개나 진입했다.

특히 9900원짜리 샴푸·치약·비누 선물세트도 지난해보다 매출이 312.4%나 신장되며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홈플러스에서도 이전엔 설 선물로 각광받지 못했던 저가의 알뜰·실속 선물세트가 높은 판매 신장률을 기록했다.

실제 1월 26∼31일 설 선물세트 매출 실적에서 3만 원 이하의 저렴한 선물 구성 비중이 높은 조미료·통조림 등 가공식품 선물세트 판매가 전년 대비 41.2%나 신장했다.

샴푸·린스·치약 등으로 구성된 위생·미용용품 선물세트, 속옷 선물세트 매출도 각각 21.2%, 25.4% 증가하며 올 설 명절의 불황 트렌드를 반영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