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사상 최대의 실적 행진을 거둔 것과는 대조적으로 삼성전자와 경쟁관계에 있는 미국 애플, 핀란드 노키아 등이 굴욕적인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애플의 주가는 전날보다 12.35% 급락한 450.50달러로 마감했다. 하루 낙폭으로 사상 최대였다.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해 9월 21일 705.07달러(장중)에 비해선 36% 하락한 수준이다.

전날 애플이 발표한 2013 회계연도 1분기(2012년 10∼12월) 실적과 향후 전망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문화일보 1월 24일자 18면 참조) 이날 애플 주가가 급락하면서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날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회사 미국 브로드컴·퀄컴 등의 주가도 각각 1.53%, 0.76% 하락했다. 애플의 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도이치뱅크, 오펜하이어, 제프리스, 모건스탠리 등 투자기관들은 목표주가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휴대전화 부문의 강자 노키아는 이날 143년 만에 처음으로 무배당을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키아는 실적 발표를 통해 2012 회계연도(2012년 1∼12월)에 무배당을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노키아는 지난해 주당 0.2유로, 총 7억5000만 유로를 배당했다. 노키아가 무배당을 결정한 것은 143년 만에 처음이다. 노키아는 제1, 2차 세계대전과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됐을 때도 배당금을 지급했었다.

노키아는 이날 2012년 4분기 실적발표에서 2억200만 유로의 순이익을 기록해 7분기 만에 흑자전환하는 데 성공하는 등 재기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무배당 결정을 한 것은 현금 유동성 확보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이는 애플의 비관적인 올해 전망과 궤를 같이한다. 노키아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약 44억 유로이며 이는 2011년 말에 비해 20% 이상 줄어든 것이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