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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가 다가오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실내온도와 습도도 날씨 상태에 맞춰 자동 조절하며 출발에 앞서 “오늘은 어떤 음악을 틀어 드릴까요”라고 묻는다. 운전 중 말로 명령을 내리면 증권, 교통정보 등을 제공하고, 이메일과 문자메시지 등도 보낼 수 있다. 뒷자리에서는 화상회의도 가능하다. 공상과학(SF) 영화에 나왔던 스마트(지능형) 자동차들이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3 국제 전자제품박람회(CES)‘ 에서는 행사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한 벤츠, 아우디, 토요타 등 글로벌 업체들이 ‘달리는 사무실’을 콘셉트로 한 다양한 미래 자동차 초기 신기술들을 선보였다.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 자동차 기술은 현재 3세대까지 진화됐다. 3세대 기술의 특징은 운전자의 조작을 최소화하면서 차량과 스마트 기기와의 접촉 및 기능을 활성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3세대 스마트 카에서는 스마트폰을 운전석 부근의 센터페시아에 놓아 두기만 해도 비접촉식 근거리 통신망이 연결돼 스마트폰에 저장된 각종 자료를 다운로드받거나 재생할 수 있다. 또 명함 주소를 자동으로 인식해 목적지가 내비게이션에 자동 설정된다.

차량이 운전자의 신원을 파악해 선호하는 음악을 자동으로 재생해 주고, 실내온도 등 차량 환경도 운전자에 맞게 자동 설정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된다. 특히 운전자의 동작을 인식하는 3차원 모션인식 스위치가 운전대에 장착돼 있어 주행 중 핸들을 접촉하지 않고서도 손바닥 움직임만을 통해 운전 계기판과 에어컨 등을 조작할 수 있다.

3세대 스마트 차량에는 기존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운전석 앞 유리창에 내비게이션 등 각종 운행정보를 제공하는 장치)보다 2.5배나 크고 해상도도 3.5배 높은 대화면 HUD가 장착돼 각종 정보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CES에서 이 같은 3세대 스마트 기능이 대거 탑재된 콘셉트카 ‘블루스퀘어’를 전시해 호평을 받았다.

아우디는 차량에 탑재돼 있는 무선랜 핫스팟을 통해 최대 8대의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다양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아우디 커넥트’ 기술을 선보였다. 이 기술은 인터넷 서핑 및 이메일 전송은 물론 여행과 날씨 정보, 항공기 예약 등 맞춤식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 또 차 안에서 한 사람이 화상회의를 하는 동안 다른 사람은 다른 모니터를 통해 영화 관람을 하는 등 여러 사람이 동시에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2세대 기술은 일부 상용차에 장착되고 있다. 벤츠의 더 뉴 S400 하이브리드 등에는 주행 중 뒷좌석에서 태블릿PC와 스마트폰, 캠코더 등을 연결해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운전석 앞부분에 설치된 적외선 발광다이오드(LED) 카메라가 운전자의 얼굴 방향과 눈의 움직임 등을 파악해 일정 시간 이상 전방을 주시하지 않거나 졸음 운전 상태가 감지되면 경보음 등을 울려 주는 얼굴인식 시스템을 장착한 차량도 늘고 있다.

아이폰 음성인식 기능인 애플의 시리(Siri)와 연동해 주행 중 휴대전화 조작 없이 차량의 마이크와 스피커를 통해 멀티미디어를 재생하고, 전화 걸기, 메시지 보내기, 뉴스 및 날씨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대화형 음성인식 시스템도 적용되고 있다.

BMW는 터치패드에 글자를 쓰면 음성으로 전환시켜 주는 필기인식 기능과 운전자가 말하는 내용을 최대 120초까지 메모해 이메일 등으로 전송할 수 있는 커넥티드 드라이브 시스템을 일부 차량에 탑재하고 있다.

토요타는 스마트 카를 대중교통망과 연결해 도로 상황에 따라 최적의 이동루트를 제공해 주는 한편 빈 주차공간 등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시스템을 개발해 일부 지역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다. 차량과 무선통신을 결합해 원거리에서 차량의 상태와 도난, 주행 정보 등을 파악할 수 있는 1세대 블루링크 텔레메틱스 기술은 이미 상용화됐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인지하고 운전자의 다음 동작까지 제안하는 차세대 음성인식 시스템 등은 2∼3년 안에 양산차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스마트 카는 운전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사고 예방을 위한 첨단 안전장치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유병권 기자 yb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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