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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외식이나 직장인 회식, 단체모임의 단골 메뉴 중 하나가 돼지고기다. 잘 삶아진 돼지수육과 돼지족발은 먹기도 전에 입안에 군침이 돌게 만들며, 김치찌개에는 돼지 뒷다리살이나 앞다리살이 들어가야 비로소 완벽한 맛을 이루게 된다.

모두가 좋아하는 돼지고기이긴 하지만 전국의 돼지고기 맛집들이 내세우는 장점은 각기 다르다. 특히 가격 대비 높은 만족도를 느낄 수 있는 식당을 찾기란 생각처럼 쉽게 찾기 힘든 게 현실이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맛과 가격 모두를 만족시키는 맛집이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서울에서 많은 네티즌들이 추천하는 돼지고기 맛집으로 ‘마포소문난원조족발’이 있다. 가게 이력만 35년이나 되는 이 집의 맛의 비결은 신선한 재료를 쓴다는 것. 일반적으로 족발은 부산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냉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곳에선 냉장 상태의 족발을 조리해 내놓기 때문에 육즙이 매우 부드럽다. 족발을 시키면 서비스로 순대와 순댓국이 저렴한 가격에 제공되는 게 또 다른 장점이다.

서울 역삼동의 ‘십원집’은 돼지고기 앞다리살에 살짝 소금간을 한 뒤 연탄불에 구워 주는 맛이 일품이다. 주메뉴는 돼지고기 불고기와 매운 족발이며, 식당 이름이 워낙 특이해 기억에 쉽게 남는 곳이다.

지방에선 대전 유성구의 ‘육감족’이 맛의 차별화를 이룬 맛집으로 꼽힌다. 다른 식당들이 돼지의 잡내를 없애기 위해 계피 같은 한약재를 많이 사용하는 반면, 육감족에선 한약재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잡내를 없앨 수 있는 비법으로 고기의 육즙을 그대로 살리고 있다. 카페처럼 세련되고 깔끔한 분위기도 좋고, 족발은 국내산 목우촌 돼지고기만 사용해 소비자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평가다.

육감족의 양희준 사장은 “많은 식당들이 제주공장에서 삶아 놓은 물건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지만 우리는 판매 당일에 직접 삶아서 판다는 게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부산 연산동의 ‘돈사돈’에선 제주산 1등급 암퇘지만 사용한다. 주메뉴는 제주 생목살, 묵은지 김치찌개, 추억의 도시락, 냉면 등이다. 보통 돼지고기 한 근을 시키면 120∼130g을 썰어 주는 데 돈사돈에선 400g의 무게를 재서 두껍게 썬 목살을 연탄불에 구워 준다. 마치 두꺼운 쇠고기 스테이크 양면을 구우면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아 고소한 맛을 내는 원리를 이용한 것. 또 마늘과 앵초를 넣은 묵은 멸치젓갈 소스가 고기의 잡내를 잡아 주고 구수한 맛을 더해 준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