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이끌 새 정부가 청와대에 신설될 국가안보실에서 ‘국방개혁 기본계획 12-30’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키로 한 것은, 이명박 정부가 마련했던 군 전력 증강사업과 관련, 가용예산의 우선순위를 집중적으로 재점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주목된다.

이와 관련,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김장수 외교국방통일분과 간사는 ‘국방개혁 기본계획 12-30’을 리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김 간사가 구상하는 핵심은 ‘현 정부 국방개혁안이 지나치게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비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된다. 남북관계의 특수성만 강조하다 보니,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의 안보 위협이나 군사적 도발 가능성 및 이에 따른 동북아 안보지형의 급변 대비책 같은 것은 후순위로 밀려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 간사는 박 당선인의 대선 후보 시절부터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는 후문이다. 김 간사는 특히 국방장관 출신의 전문성을 갖고 현 정부가 추진 중인 국방개혁안을 리뷰하고 개선점을 만들어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맥락에서 김 간사는 11일 국방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국방안보 사업이나 군 전력의 우선순위는 현 정부에서 추진한 차세대전투기사업보다 해군기동함대 설치나 공중급유기 도입, 독자적 정찰 감시 능력 등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간사는 “대북 억지력도 중요하지만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억제력을 갖춰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해군기지와 해군기동함대의 조속한 구축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간사는 대선 기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F-15K 60대가 있으면 뭐 하나. 독도에서 작전시간이 15분 내지 30분밖에 안 된다는데. 독자적 정찰감시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간사와 인수위 측 주문에 따라 국방부는 공중급유기, 무인정찰기, 공대지미사일 등의 조기 전력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군 전력 강화론을 다시 그릴 가능성이 크다. 또 박근혜 정부는 8조 원대의 차기전투기사업과 12조∼20조 원대의 보라매사업, 8조 원대의 독도-이어도 해군기동함대 등을 앞세운 군 전력 증강사업을 조기에 결정할 가능성도 커졌다.

전작권 전환에 따른 새로운 군제개편문제도 주목된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한때 유력하게 검토했던 합동군사령부 창설안이 다시 제기될 것으로 예상돼 주목을 끌고 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