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을 맞으면 정말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을까. 침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 치료법 중 하나지만, 지금까지도 그 과학적인 효과에 대해 끊임없이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의학계를 중심으로 “단순한 심리적 효과 때문”이라는 폄훼의 목소리도 높았다.

강동경희대 한방병원 웰니스센터 송미연 교수팀은 이런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최근 ‘만성 요통의 침 치료 효과’를 임상연구를 통해 입증했다. 연구팀은 지난 2008년부터 2년간 만 18∼65세의 요통 환자 130명을 대상으로, 절반은 혈(穴)자리에 맞는 침 치료를 시행하고 나머지 절반(대조군)은 혈 자리가 아닌 곳에 피부를 뚫지 않는 ‘가짜침’을 놓은 뒤 6주, 12주, 24주 간격으로 환자들의 상태를 관찰했다.

연구 결과, 6주간 가짜침을 놓은 환자는 허리 통증으로 인한 불편함을 나타내는 수치(VASB)와 통증의 강도를 나타내는 수치(VASP)가 각각 6.5에서 4.3으로 소폭 감소한 반면, 침 치료를 시행한 환자는 각각 6.5에서 3까지 떨어졌다. 단순한 플라시보 효과(실제 아무 효능이 없는 가짜약도 인간의 심리에 의해 효능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효과) 이외 침 치료로 인한 통증 완화 효과가 입증된 셈이다. 이런 통증 완화 효과는 치료 종료 시점 이후 3개월까지 지속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 기간 동안 침 치료로 인한 부작용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송 교수는 “미국에서 진행된 한 임상연구에서 침 치료가 플라시보 이외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미국의 침 치료는 단순히 200시간의 침 교육을 받은 의사에 의해 치료가 이뤄졌다”며 “한국과 같이 6년 이상 오랜 기간 침 수련을 거친 한의사에 의해 치료가 이뤄졌다면 그 효과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척추 분야에서 세계적인 국제 학술지로 꼽히는 ‘SP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