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새벽 국회를 통과한 새해 국방예산안 가운데 K-2전차 사업, 장거리공대지유도탄사업(JASSM급)을 비롯한 핵심 전력증강 사업을 위한 방위력 개선비가 복지예산 등에 밀려 4000억 원 이상 감액되면서 해당 사업 지연과 이에 따른 전력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2013년도 예산 가운데 방위력 개선비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방위력 개선 의지의 마지노선인 ‘국방예산의 30%’ 선까지 무너지면서 추가예산이 제때 반영되지 않을 경우 군의 사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회를 통과한 2013년도 국방예산은 당초 정부안보다 2898억 원 감액된 34조3453억 원으로 이 가운데 신규 무기 도입 등에 투자하는 방위력 개선비는 4009억 원이 감소한 10조1163억 원으로 전체 국방예산의 29.5%에 불과했다.

일반적으로 국방예산 가운데 ‘방위력 개선비 30%’는 전력 증강 의지와 현존 전력 유지 사이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척도로, 30% 선이 무너지기는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실제로 연도별 국방예산에 대한 방위력 개선비 비율은 2008년 28.8%(26조6490억 원 중 7조6813억 원) 이후 ▲2009년 30.2%(28조5326억 원 중 8조6147억 원) ▲2010년 30.8%(29조5927억 원 중 9조1030억 원) ▲2011년 30.9%(31조4031억 원 중 9조6935억 원) ▲2012년 31.8%(32조9567억 원 중 10조4666억 원) 등 최근 들어 부쩍 잦아지고 있는 북의 도발에 대한 억제력을 높이기 위해 전력증강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차기전투기(FX) 1300억 원 ▲K-2전차사업 567억 원 ▲장거리공대지유도탄사업 564억 원 ▲대형공격헬기사업 500억 원 ▲해상작전헬기사업 200억 원 ▲장거리대잠어뢰(홍상어)사업 100억 원 등이 감액되면서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추가 예산이 제때 반영되지 않을 경우 전력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도 전체 국방예산에서 방위력 개선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 이하로 내려간 것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2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가 불과 2년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군의 전력강화는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며 “방위력 개선에 꾸준한 투자를 해야 작전권 환수 이후를 대비할 수 있다”고 약화된 방위력 개선비를 우려했다.

한강우·정철순 기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