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청이 80년 동안의 대전 시대를 마무리하고 내포 시대를 개막한다.

충남도는 18일부터 28일까지 도청 이전을 완료한 뒤 내년 1월 2일 홍성·예산 일원의 내포신도시 도청 신청사에서 시무식과 함께 공식 업무에 들어간다.

도청이 옮겨가는 내포신도시는 지난 2009년 6월 착공됐다. 홍성군 홍북면·예산군 삽교읍 일원 995만㎡에 2020년까지 인구 10만 명(3만8500가구) 수용 규모로 조성된다.

충남도청 신청사는 연면적 23만1000㎡에 지하 2층·지상 7층, 건물면적 10만2331㎡ 규모로 1320여 명의 공무원이 근무하게 된다. 도청 인근에는 내년 3월과 10월 각각 차례로 이전할 충남교육청과 충남지방경찰청 건물이 신축 중으로, 대전 소재 도(道) 단위 기관·단체 121개가 차례로 입주한다.

일제강점기인 1932년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한 충남도청은 1989년 대전시의 직할시 승격으로 관할지역인 충남으로 이전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도청 직원들 대부분이 대전 거주자로 연간 3000억 원 이상의 소득이 대전에 유출되고 도청이 충남의 남동쪽인 대전에 치우쳐 있다 보니 원거리를 오가야 하는 도민들의 불편이 컸다. 충남을 환황해권의 중심이자 서해안 시대의 중핵으로 육성한다는 발전 전략 면에서도 도청 이전의 당위성이 커져 왔다.

내포신도시는 아직 광활한 황무지 상태여서 도청 공무원들은 당분간 열악한 정주환경에서 각종 불편을 감수해야 할 처지다. 주택, 병원 등 모든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인근 홍성·예산 지역의 전·월세 비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홍성읍 지역 원룸 월세의 경우 40만 원 정도로 대전보다 비싼 실정이고 그나마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청사 주변에는 변변한 식당조차 없어 하루 세끼 모두 청사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구내식당이 운영될 예정이다.

권희태 정무부지사는 “충남의 새로운 도약을 여는 역사적인 내포 시대 개막 이면에 도청 공직자들의 많은 고충이 예상된다”며 “전남도청이 옮겨간 남악신도시 등 다른 신도시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입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