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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덕 경남대 교수(농업사회학)

18대 대선과 더불어 한 해가 저물어간다. 이번 대선에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획기적인 농업 및 식량정책은 쟁점화되지 못하고 있다. 위기가 점점 더 심화되는 농업현실, 세계 최저의 식량자급률을 고려한다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농업과 식량문제에 대한 정책이나 비전 제시 없이 선거가 치러진다는 것이 이상할 지경이다. 이러한 사정은 정당이나 후보들의 농업 및 식량에 대한 생각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된다.

정치권에서 우리 농업과 먹을거리 현실을 개선하고자 적극 나서지 않는다면 먹을거리의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국민이 나설 수밖에 없다. 이러한 때 농협이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食(식)사랑農(농)사랑운동’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농협이 이 운동을 펼치게 된 배경은 위기에 직면한 우리 농업을 살리고, 안전하고 좋은 먹을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농민들의 힘만으로는 되지 않고, 소비자들이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식사랑농사랑운동은 전 국민이 온전한 음식에 관심을 갖고, 음식을 사랑하게 된다면, 이어서 농업을 사랑하게 되고, 농업을 살리는 일에 나서게 된다는 것에 기초하고 있다. 사실 온전한 농업 없이 온전한 먹을거리가 없기 때문에, 온전한 먹을거리부터 관심을 이끌어 내고 이어서 온전한 농업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은 적절한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농업과 먹을거리 현실이 어려움에도 아직까지도 농업을 살리자고 하면 소탐대실로 비난을 한다. 농업이 천년지대계인데 전자산업이나 선박산업, 자동차산업에 비하면 대접을 받지 못한다. 그러한 가운데 농업은 점점 더 무너지고 있다. 이처럼 사정이 어렵지만 농협은 이 운동을 우리 농업을 살리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이 운동을 펼쳐야 한다.

식사랑농사랑운동은 매우 의미있는 운동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운동이라도 그것이 활발하게 추진되지 않는다면 효과가 없다. 농협은 보다 많은 국민이 이 운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운동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다양한 층을 대상으로 음식 사랑, 농업 사랑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교육 방법과 매체도 다양하게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는 데는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하다. 농협은 식사랑농사랑운동의 실행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해 이 운동이 농업을 살리는 데 실질적인 성과를 내도록 해야 한다.